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최측근으로 평가되던 조용원 노동당 조직비서가 두 달 가까이 공식석상에서 자취를 감춰 정부가 신변 이상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다.
24일 정부에 따르면 국가정보원은 조용원과 리일환(당 선전비서)이 최근까지 공개활동에 나서지 않고 있어 신상 변동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관련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조용원은 지난 2월 28일 개풍구역 지방공업공장과 종합봉사소 착공식 보도에서 마지막으로 등장했다. 리일환은 그보다 앞서 1월 2일 노력혁신자·공로자 신년 기념촬영 이후 공식 매체에서 사라졌다.
지난 15일 김일성 생일 계기 간부 참배 보도에서도 당 정치국 상무위원 가운데 박태성 내각 총리와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언급됐으나 조용원의 이름은 없었다.
통일부 당국자도 기자들과 만나 조용원과 리일환이 식별되고 있지 않은 것과 관련 “신상 변동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관련 동향을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조용원은 김정은의 최측근에서 활동했는데, 벌써 두 달 가까이 활동이 없다는 상황 자체가 개인적인 신상 문제가 아니라면 좀 주시해야 할 필요가 있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조용원은 김정은 집권 이후 출세가도에서 밀린 적이 없어 김정은의 최측근으로 평가받던 인물이다. 김정은의 수해 복구 현장 방문 수행 당시 김정은 앞에서 한쪽 주머니에 손을 넣고 있는 모습이 북한 매체에 공개됐음에도 무탈했던 간부였다.
이들이 갑자기 자취를 감춘 것을 두고 북한 내부에서 당 비서들 및 고위 간부들에 대한 당 차원의 검열이 진행 중이고, 이에 이들이 연루됐을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검열 결과에 따라 경질이나 근신 등의 조치가 단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두 비서가 사라진 시기는 올해 초 북한이 간부 기강 잡기에 나섰던 때와 겹친다.
김 위원장은 1월 27일 열린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30차 비서국 확대회의에서 지방간부의 비위 사건을 두고 "특대형 범죄"라고 공개 질타했다. 이어 노동신문 등 관영매체에는 "칼날 기강"을 주문하며 규율준수를 강조하는 기사가 잇따라 실렸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 당 비서의 신상 변동의 가능성에 대해 “과거 사례를 보면 노령으로 은퇴, 지병 발생, 혁명화 교육, 숙청 등 다양한 경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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