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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佛 ‘재무장’ EU서 가장 먼저 스타트…미국산 무기 의존 탈피[이현호의 밀리터리!톡]

英 155㎜ 포탄 국내 생산량 기존 16배 ↑

2년 간 우크라戰 탄약 재고 감소분 보충

美 승인 없이도 포탄 등 무기 생산 계획

“英·EU 방산업체 美장비 구매축소 예정”

지난 3월 21일(현지 시간) 에스토니아에 주둔하는 영국군을 방문해 전차에 올라탄 윌리엄 영국 왕세자. 로이터연합뉴스




유럽의 안보 지형이 급변하고 있다. 당장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높아지는 지정학적 리스크, 그리고 유럽 각국의 국방비를 대폭 증액하라고 요구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2기 출범 등 일련의 흐름은 유럽연합(EU) 재무장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은 이미 쏘아 올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 3월 유럽연합(EU)이 27개 회원국 전체는 빠른 군사력 강화를 돕기 위해 총액 8000억 유로(약 1309조 9000억 원) 가운데 1500억 유로(약 245조 6000억 원)를 자체 예산으로 마련해 유럽산 무기 구매 대출에 활용할 계획이다. 유럽 방위 산업의 부활을 지원하는 동시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악화 일로인 미국과 유럽 간 ‘대서양 동맹’의 와해 가능성에 대비해 미국산 무기 의존도도 줄이겠다는 계산이다.

가장 먼저 ‘해가 지지않는 나라’ 영국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영국은 올해 여름부터 2년 간 포탄 자체 생산량을 16배로 확대하는 등 미국에 대한 무기 의존에서 탈피하려고 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지난 20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더타임스에 따르면 영국 방위산업체 BAE 시스템스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용 표준 155㎜ 포탄에 쓰이는 RDX 화약의 국내 생산시설을 확충키로 했다. 이에 따라 웨일스 남부 글라스코드에 지어지고 있는 새 화약 충전 시설이 가동을 시작하는 올해 여름부터 영국의 155㎜ 포탄 국내 생산량이 기존의 16배로 증가하게 된다.

이 규격 포탄은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래 우크라이나에 대량으로 공급됐고, 이 탓에 영국 국내 재고가 위험 수준으로 감소한 상태로 알려졌다. 영국군은 확충된 생산 역량을 활용해 앞으로 2년간에 걸쳐 우크라이나전에 따른 탄약 재고 감소분을 보충하고 추가 수요를 충당할 예정이다.

포탄 생산 장소도 신규로 3곳 추가


BAE 시스템스는 또 포탄 생산 장소도 신규로 3곳을 추가한다. 이 중 일부가 공격을 받는 일이 생기더라도 생산 역량에 결정적 타격을 받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한 발 더 나아가 이 회사는 앞으로 EU 회원국을 우선 대상으로 다른 나라에도 이런 포탄 생산 시스템을 수출해 각 나라들이 자체 생산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현재 영국 육군은 '아처' 자주곡사포와 AS-90 장갑자주포 등에 155㎜ 포탄을 쓰고 있다.

더타임스는 “국내 자체 탄약 생산 확충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탓에 미국이 의지할 수 없는 파트너가 돼버렸다는 걱정이 퍼진 와중에 영국과 유럽의 방위산업체들이 미국 장비를 구매하는 것을 피하는 가운데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BAE 시스템스는 과거에 미국과 프랑스로부터 RDX 화약을 수입해 왔다. 이 회사는 앞으로 미국의 승인 없이도 포탄 등 무기를 사용하고 생산할 수 있도록 미국의 부품이나 원재료를 공급받지 않고도 탄약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려고 노력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대규모 전쟁이 발발하게 되면 서방 국가들의 탄약 수요가 폭증하게 되며, 이럴 가능성에 대비해 영국이 화약을 자체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만 한다는 게 더타임스의 지적이다.

실제 BAE 시스템스 내부에선 자체 생산하는 탄약이 앞으로는, 미국 기술이나 재료를 활용하는 무기와 군사기술의 수출을 통제하는 국제무기거래규정(ITAR)의 적용을 받지 않도록 완전한 자립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럴 경우 지금과 달리 미국 승인 없이도 탄약의 생산과 판매가 가능해진다.

프랑스 육군이 운용하는 M270 다연장로켓시스템(MLRS) 현지형인 LRU. 사진 제공=프랑스 국방부


프랑스도 영국처럼 재무장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미국 압박이 강해지면서 자체 무기 개발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프랑스는 최근 2026년 중반까지 미국제 M142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고기동 다연장로켓과 유사한 자국산 로켓 포병 시스템을 시험·구축할 계획을 발표했다.

프랑스가 자체 시스템을 개발한 것은 아니다. 다만 프랑스 방위사업청(DGA)은 사프란과 MBDA 컨소시엄, 탈레스와 아리안그룹 컨소시엄과 협력해 150㎞ 범위의 전술적 타격 능력을 개발하고 있다.

프랑스 육군은 M270 다연장로켓시스템(MLRS)의 현지 버전을 운용하고 있지만, 2027년에 운용 수명이 끝난다. 이를 대체할 장거리 지상 타격(FLP-T·Frappe Longue Portée Terrestre)이라는 로켓 포병 프로그램을 프랑스가 적극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 의회와 군은 대체품을 해외에서 구매하는 대신 국내에서 개발하는 방안에 커다란 공감대를 갖고 있다. 사프란과 MBDA 컨소시엄은 DGA 일정에 맞춰 2026년 중반에 시험 발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탈레스와 아리안그룹 컨소시엄은 적절한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단 움직임만 드러낼뿐 구체적인 일정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사프란과 MBDA는 지난 2024년에 열린 유럽 최대 방위산업전시회 유로사토리에서 썬다트(Thundart)라는 227㎜ 장거리 타격용 유도 로켓을 공개한 적이 있다. 2030년 이전에 초기 운용 능력을 달성할 수 있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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