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자동차(HEV)란 두 가지 이상의 동력 장치를 융합하여 사용하는 자동차를 이른다. 기계장치인 내연기관과 전기장치인 모터와 배터리를 사용하는 동력장치가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종류이다. 하이브리드 차량은 자동차가 속도를 줄이거나 내리막 길을 달릴 때 브레이크로 낭비될 에너지로 발전을 하여 전기를 생산한다. 또 잠깐 정차했을 때는 엔진을 끄고, 저속으로 출발 시에는 저장된 전기로 모터만 구동한다. 내연기관 엔진은 효율이 높은 조건으로만 구동하고 엔진과 전기모터의 동력을 잘 분배하여 효율을 높이는 장점을 갖고 있다. 배터리를 기존 전력망의 전기로 충전하는 기능까지 갖춘 자동차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자동차(PHEV)라고 부른다. 이러한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자동차 시장에서 큰 관심을 끌며 대세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자동차의 탄소중립 기술은 배터리 전기자동차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전기차의 높은 가격, 지원금 축소, 충전 인프라의 부족과 불편함, 주행거리 불안, 화재 위험 등의 이유로 성장세가 꺽이거나 판매 부진을 겪는 전기차 캐즘 현상 이후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판매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세계적으로 전기차의 등록증가율이 30%대로 감소한 사이 하이브리드자동차의 증가율은 50%대로 올라섰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의 경우 신동력차(NEV)로 분류하는 탄소중립화 차량은 전체의 3분의 1 정도이다. 최근 배터리전기차(BEV)는 10% 정도 줄었는데 하이브리드차는 10% 넘게 늘었고 전체 신동력차 중에 배터리전기차가 60%, 하이브리드차가 40%를 차지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올해 1분기 국내 친환경차 중 하이브리드 차량이 전체의 84%를 차지하며 42% 급증하는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반면 배터리전기차 판매는 51% 감소했다고 한다. 내연기관과 배터리기술의 발전이 서로 상승 작용을 하여 가솔린엔진 차량에 비해 하이브리드 차량은 적어도 15% 이상 연비가 향상되며 소형차의 경우 연비향상율이 40%대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배터리 전기차의 생애전주기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기생산 방식에 영향을 받는데 많은 지역에서 고효율 하이브리드 차가 배터리 전기차에 버금가는 온실가스 저감 성능을 보여 탄소중립 경로기술로서의 의미가 크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다. 완전한 탄소중립이 될 때까지는 누적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데에 하이브리드 차량이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배터리와 모터 비용 때문에 내연기관차에 비하여 초기 구매가가 상승하지만 연료비 감소로 인하여 차량 운용 기간 안에 하이브리드차의 총 유지 비용은 감소, 경제성을 갖는다.
세계최대의 전기차 회사로 알려진 BYD가 배터리 전기차보다는 하이브리드 차량에서 이득을 얻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중국은 2035년까지 내연기관차를 모두 하이브리드차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이브리드 차량의 연료로 탄소중립연료를 사용하게 되면 배터리 원료 부족 문제를 타개하면서 탄소중립을 이루기에도 부담을 덜 수 있는 기술이라는 점에서 근간에 자동차시장에서 대세로 자리잡아가는 하이브리드 차량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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