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이 이재명 후보의 압도적 승리로 끝나면서 김동연·김경수 후보는 한 자릿수 득표율에 만족해야 했다. 그럼에도 두 후보의 향후 정치적 행동 범위는 더욱 넓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경선 마지막까지 ‘네거티브(비방)’ 없는 경쟁 기조를 유지하면서 친명(친이재명)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권리당원들에게 충분한 울림을 전달했다는 평가가 나오기 때문이다. ‘착한 2등’ 전략이 두 후보에게 향후 정치적 공간을 넓힐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를 낳은 셈이다.
민주당으로서는 20대 대선 경선 당시 네거티브 공방전의 상처가 아직 남아 있는 상태다. 당시 이재명·이낙연 후보가 ‘대장동 의혹’을 놓고 강하게 맞붙은 후유증이 대선까지 이어지면서 정권을 국민의힘에 내줘야 했다. 그 이후로도 ‘사법 리스크’는 중요한 고비마다 민주당의 발목을 잡았다. 그 어느 때보다도 ‘원팀’ 구성이 시급했던 이유다.
이번에는 달랐다. 김동연·김경수 후보는 27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마지막 지역 순회 경선에서 공세보다는 정권 교체 이후의 ‘단합’에 방점을 뒀다. 이날 이 후보가 대선 후보로 확정된 뒤에도 김동연 후보는 “이재명 후보님께서 승리의 길로 이끌어주실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했고 김경수 후보도 “나와 우리 모두의 승리를 위해 제 선거처럼 뛰겠다”고 했다.
이에 두 김 후보의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모인다. 우선 현직 경기도지사인 김동연 후보는 지사직을 유지하면서 다음 기회를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지사를 거쳐 대선 후보로 자리매김한 이재명 후보의 노선을 따를 수 있다. 김경수 후보도 정치적 보폭을 더 키울 가능성이 높다. 당장 공동선대위원장으로 대선에서의 역할이 점쳐진다. 대선 이후의 선택지는 더욱 넓어진다. 당내에서는 내년 지방선거 출마부터 재보선을 통한 원내 입성, 정권 교체 후 입각까지 다양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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