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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뷰] 유럽 공급망 재편, 우리 기업에 기회다

◆김현철 KOTRA 유럽지역본부장

전기차·자율주행 등 거래선 다변화

지속가능한 생산체계 구축 팔걷어

韓, 우수기술력 앞세워 협력 힘써야

김현철 KOTRA 유럽지역본부장




유럽 경제는 세계화의 흐름 속에서 글로벌 분업 체계와 밸류체인 구축을 통한 생산비 절감,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며 성장해왔다. 그러나 지정학적 위기 등 일련의 국제 정세에 따라 촉발된 공급망 불안정으로 자동차 등 제조업 분야에서 생산 차질을 경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공급망에도 경제안보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거래의 안정성이 비즈니스의 핵심 요소로 떠오르면서 기존의 효율성 중심에서 위험 분산을 우선시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우리로서는 이러한 새로운 통상질서에 대응하려는 유럽의 전환 과정 속에서 시장 기회를 찾아야 한다.

유럽은 먼저 일부 국가에 공급망을 과도하게 의존했던 것이 문제점으로 드러나면서 지속 가능하고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 확보를 위해 거래선 다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유럽 최대 제조 산업인 자동차 분야는 중국 위주의 공급망에서 탈피하기 위해 기술력과 가격 조건을 갖춘 우리 기업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또 뒤처진 미래차 전환을 서두르면서 배터리·전동화·자율주행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우리 기업과의 협력 기회를 찾고 있다.

유럽은 외부 충격에 흔들리지 않는 공급망 체계 마련을 위해 내재화를 추진하고 있다. 반도체법을 제정해 세계 생산 점유율을 현재 10%에서 2030년까지 20%로 높이고 배터리법을 통해 재활용 원료의 사용을 의무화하는 등 지속 가능 생산 체계를 구축하며 생산 기반을 확대하는 중이다. 또 통상 규범이 더욱 엄격해지면서 단일 경제권이며 공급망 검증이 용이한 역내 생산 시설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 기업들은 동유럽을 중심으로 형성된 자동차·2차전지 등 현지 생산 거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밸류체인에 진입하기 위해 기술과 거래망을 갖춘 현지 기업을 인수합병(M&A)하거나 합작투자(JV)를 통해 시장 진입 시간을 단축하는 전략이 효과적일 것이다. 또 대기업과 동반 진출해 생산 시설을 확보한 기업은 역내에서 공급선을 찾는 유럽 기업을 상대로 납품처를 넓힐 기회가 생기고 있다. 가까운 곳에서 안정적으로 공급받기를 희망하는 유럽 기업들이 많아지면서 현지 거점 마련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아울러 ‘바이 유러피언’ 정책이 강조되면서 현지화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자주국방 강화를 위해 최근 유럽 재무장 계획과 ‘방위백서’를 발표하며 8000억 유로의 국방 예산 투입과 무기 공동 조달을 위한 1500억 유로의 대출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EU와 방위 파트너십을 체결해 해당 프로그램에 참여할 자격을 확보했으나 최종 제품 비용 대비 최소 65%에 해당하는 부품이 유럽이나 우크라이나에서 생산돼야 하는 ‘유럽산 우선’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또 원전 분야에서도 현지화 전략이 필요하다. 체코 두코바니 원전 사업에서는 60% 이상의 현지화 비율을 요구하고 있는데 우리 기업이 인수한 현지 기업이 생산하는 제품도 비율에 반영될 수 있으므로 현지 기업과의 협력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세계 각국은 통상 환경의 변화에 따라 자국우선주의를 강화하는 추세이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 출범으로 이 같은 움직임이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전통적으로 보수적인 운영 방식을 유지해온 유럽 시장에도 새로운 진입 기회가 열리고 있는 만큼 우리 기업들은 전환 시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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