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이 관련된 사건을 많이 수임하는 법무법인 LKB와 평산이 합병한다. 중형 로펌으로 분류되던 두 법인이 매출·인력 기준으로 15위권 안팎 중대형 로펌으로 올라오게 됐다. 대통령 선거가 한 달 가량 남은 시점에서 이들 로펌의 합병으로 ‘초대형 친야(親野) 로펌’이 탄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설 법인은 합병 이후 추가로 전관 로펌과 합병해 빠른 시일 내에 10위권 전관 로펌으로 진입한다는 전략이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LKB(대표변호사 이광범)와 평산(대표변호사 윤웅걸)은 오는 29일 전략적 합병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 양사는 "통합법인은 5년 내 국내 5대 로펌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신설 법인명은 LKB평산이다.
이미 두 로펌 합병으로도 10대 로펌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LKB와 평산은 각각 60여명, 50여명 변호사가 있다. 변호사 수 기준으로 보면 15위권 로펌 수준에 들어가는 것으로 전해진다. 매출 기준으로 봐도 합병 법인은 500억원 매출 수준이다. 10위권 로펌 매출은 1000억 원 정도다.
LKB는 2012년 서울고법 부장판사 출신인 이광범(사법연수원 13기) 대표 변호사가 설립했다. 이 대표는 진보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창립 멤버로 문재인 정부 당시 빠른 성장세를 이룬 로펌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부 사건 등을 대리해 대표적인 '친야' 로펌으로 명성이 높다. 최근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의 국회 측 대리인으로도 이름을 올렸다.
평산은 2017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사법연수원 동기인 강찬우(18기) 등 주요 판검사 전관들이 세웠다. 강 전 변호사는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사건을 대리했다. 평산은 또 이 후보와 연관이 됐다는 의혹이 있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자문 계약을 맺기도 했다.
친야권 로펌 두 곳이 대선을 앞두고 합병한 것은 법조계에서도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한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로펌 합병은 이해관계가 너무 복잡해서 무산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실제 LKB는 지난해까지 법무법인 린과 합병하려다 무산되기도 했다.
이 합병은 두 로펌의 이해관계가 정확하게 맞아 떨어진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LKB의 한 관계자는 "현재 변호사 시장이 광고 남발 등 부작용들이 많다"며 "두 로펌이 합병함으로써 전관에 특화된 대형 법무법인으로 올라섰다"고 했다. 실제 LKB평산은 합병 후에도 전관 중심의 소형 로펌들과 통합하는 작업을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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