멤버 전원이 한국 국적인 K팝 아이돌 그룹이 다음 달 중국 현지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 예정이어서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가요 기획사 C9엔터테인먼트는 소속 그룹 이펙스가 다음 달 31일 중국 푸저우에서 단독 공연 ‘청춘결핍 인 푸저우’를 연다고 29일 밝혔다.
중국은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반발해 2016년께부터 한국 음악·드라마·영화 등을 제한하는 비공식적 보복 조치인 한한령을 적용해 왔다. 이후 한국 대중음악계에서 활동하는 가수들의 중국 공연은 허가되지 않았다. 그동안 한국이 아닌 외국 국적의 K팝 스타들이 중국 TV 프로그램 등에 종종 출연하기는 했지만 멤버 전원이 한국 국적인 K팝 그룹이 현지에서 단독 콘서트를 여는 것은 2016년 한한령 이후 9년 만에 처음이다.
이펙스의 이번 중국 공연은 지난해 12월 서울에서 시작한 ‘청춘결핍’ 투어의 일환이다. 이들은 다음 달 마카오와 대만 타이베이에 이어 중국 푸저우를 찾는다.
앞서 지난해 말과 올해 1월 미국 국적 한국계 싱어송라이터 ‘검정치마’가 중국에서 공연을 허가받아 눈길을 끌었다. 이달 12일에는 한국 국적의 3인조 힙합 그룹 ‘호미들’이 후베이성 우한에서 공연을 열었지만 상업 공연이 아닌 한중 청소년 교류 행사의 일환이었다.
힙합 가수보다 파급력이 큰 아이돌 그룹의 정식 단독 콘서트가 중국에서 열리게 되면서 앞으로 정상급 K팝 스타들의 중국 공연도 가능해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현재 방탄소년단(BTS) 제이홉, 세븐틴, 제로베이스원, 엑소 카이 등 K팝 스타들은 중국 본토 대신 마카오에서 콘서트를 열어 중화권 팬들을 만나고 있다.
다만 대형 기획사 소속 톱스타의 경우 최소 1만~2만석 이상 대형 공연장이 필요하기 때문에 한한령 해제는 현지 당국의 대규모 공연 허가 여부가 관건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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