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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작품은 언제나 새로 태어나…최고의 공연 선사할 것"

발레계의 살아있는 전설 존 노이마이어 내한

국립발레단 亞 최초 '카멜리아 레이디' 초연

안무가 존 노이마이어가 29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카멜리아 레이디 공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제공=국립발레단




“작품을 무대에 올릴 때 단순히 재연하거나 반복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입니다. 항상 새로운 발견과 디테일을 찾아 무용수들에게 전달하기에 나의 공연은 언제나 살아 숨 쉬고 매번 재창조되죠. 그렇지 않은 작품은 ‘움직이는 박물관’일 뿐입니다.”

현대 발레계의 거장 안무가 존 노이마이어(86)가 드라마 발레의 걸작으로 꼽히는 자신의 대표작 ‘카멜리아 레이디’로 다시 한국을 찾았다. 지난해 ‘인어공주’로 국립발레단과 첫 협업을 한 지 1년 여 만이다.

고급 창부(코르티잔)인 마르그리트와 귀족 청년 아르망의 애절한 사랑을 그린 프랑스 작가 알렉상드르 뒤마 피스의 소설 ‘춘희’를 원작으로 하는 작품은 1978년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 초연과 동시에 걸작의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오랜 기간 유럽·미국의 일류 발레단에만 공연이 허락돼 한국 관객들은 무대를 만날 기회가 많지 않았다. 국립발레단이 다음 달 7~11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아시아 발레단 최초로 ‘카멜리아 레이디’의 전막 공연에 나서면서 한국 발레계에 의미 있는 이정표를 세우게 됐다.

안무가 존 노이마이어가 기자의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 제공=국립발레단


29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노이마이어는 “내 인생 최고의 ‘카멜리아 레이디’를 보여주기 위해 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립발레단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무용수들의 실력을 우선 거론했다. 노이마이어는 “지난해 ‘인어공주’를 함께하면서 무용수 개개인에게 기술과 감정에 대한 코칭을 했는데 굉장히 높은 이해력으로 성공적인 무대를 만들어냈다”며 “우리가 함께한다면 더 드라마틱하고 연극적인 발레를 만들어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카멜리아 레이디’ 공연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음악과 안무, 무대 장식 등 모두가 하나의 서사를 향해 달려가야 하는 드라마 발레는 무용수들의 기술적 움직임은 물론 연기력도 필요하기에 결코 쉽지 않다. 노이마이어는 “이 작품은 남녀 주인공이 추는 세 차례의 파드되(2인무)가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주인공 두 명에만 의존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10명의 캐릭터 모두가 기술·감정적으로 (주인공과) 같은 선상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인어공주를 협업하면서 무용수들의 특징과 장점을 파악할 수 있었고 이번 작품을 어떻게 최상의 컨디션으로 균형감 있게 선보일 수 있을지 충분히 고민해 완성했다”고 덧붙였다.



강수진 국립발레단장이 29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 제공=국립발레단


국립발레단의 카멜리아 레이디 아시아 초연은 이날 자리에 함께한 강수진 국립발레단장과의 인연도 한몫했다. 그는 “강수진은 예술이 가진 인간성을 탐구하고 실현하기 위해 끝없이 노력하는 사람”이라며 “국립발레단의 스태프 또한 협조적이고 이해가 깊으며 최고의 공연을 위한 열망에 가득 차 있다”고 칭찬했다.

‘카멜리아 레이디’는 강 단장에게도 특별한 작품이다. 강 단장은 슈투트가르트발레단에서 활동하던 1990년 이 작품의 ‘마르그리트’를 연기하며 발레계 최고 권위의 상인 ‘브누아 드 라당스’의 영예를 안았다. 이후 이 작품과 함께 2002년과 2012년 두 차례 내한 공연도 가졌다. 이번에 예술감독으로 13년 만에 카멜리아 레이디를 무대에 올리게 된 강 단장은 “발레리나로서도, 예술감독으로서도 이 작품을 진심으로 사랑해 국립발레단 무대에 올리기 위해 애정을 쏟았다”고 말했다.

존 노이마이어(오른쪽)가 29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국립발레단 정기공연 '카멜리아 레이디'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은 강수진 국립발레단장 겸 예술감독. 연합뉴스


강 단장은 또 “내가 작품을 공연하며 느끼고 경험했던 모든 것을 후배 단원들과 나누고 싶다는 생각에 오랜만에 몸과 마음을 다잡고 직접 시범을 보이는 시간을 가졌다”며 “그 과정에서 동작과 감정이 여전히 내 몸과 마음속에 살아 있다는 사실에 놀랐고 무대 위에서 춤추던 순간들이 되살아나는 듯해 가슴이 벅찼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작품이 마찬가지겠지만 카멜리아 레이디는 특히 매 순간 모든 동작을 솔직하고 정직하게 춤을 춰야 깊은 감동을 온전히 전달할 수 있다”며 “(작품을 통해) 진심으로 춤추는 발레가 말보다 깊게 마음에 와닿는 경험을 하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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