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줄어드는 추세인 소비자들의 경제 자신감이 4월 들어서도 또다시 약화됐다. 가까운 미래에 대한 경제 심리는 금융위기 이후 수준으로 쪼그라 들었다. 관세의 여파로 풀이된다.
29일(현지 시간) 컨퍼런스보드가 조사한 4월 소비자신뢰지수는 86으로 전월보다 7.9포인트 급감했다. 다우존스의 추정치 87.7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는 2020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동시에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는 4월까지 5개월 연속 감소했다. 2008년 이후 최장 기간 하락세다.
특히 앞으로 6개월 뒤 경제 상황에 대한 관측을 지수화한 ‘전망지수’는 54.4로 전월보다 12.5포인트 급락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이 남아있던 2011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컨퍼런스보드의 선임 이코노미스트인 스테파니 기샤드는 “사업환경과 고용 전망, 미래 소득 등 전망 지수를 구성하는 세가지 요소가 모두 급격히 악화됐다”며 “이는 미래에 대한 비관론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컨퍼런스보드 측은 현재 전반적인 지수가 팬데믹 당시에도 나타난 적 없던 수준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세부항목 가운데 앞으로 6개월 뒤 고용이 감소할 것이라 예상하는 응답자의 비율은 32.1%로 이는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4월 수준이다. 1년간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는 응답은 48.5%에 달했으며 이는 2011년 10월 이후 가장 부정적인 응답률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컨퍼런스보드의 지표는 (또다른 소비자심리조사 기관인) 미시간 대학의 조사 결과와 일치한다”며 “관세 인상으로 인해 경제와 일자리가 손상되고 물가가 오를 것이라는 소비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