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 수치에 더불어민주당이 곤혹스러워졌다. 미미한 지지율이라고 넘길 수가 없어서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지난 대선에서 0.73%포인트 차이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석패했다. 당시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얻은 득표율은 2.37%. 가뜩이나 보수 결집으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의 막판 추격이 심상치 않은 형편에 그동안 마음 놓고 있던 민주당 왼쪽 진영이 존재를 드러내며 후방을 위협할 가능성까지 높아졌다.
권 후보는 18일 1차 TV토론에서 김 후보를 향해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 대리인”이라며 후보직 사퇴를 요구하고 차별금지법, 노란봉투법, 최저임금, 부자 증세 등 진보 의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진보 표심이 술렁인 것은 이때부터라는 게 중론이다.
민노당에 따르면 1차 TV 토론 시작 시점인 17일부터 18일까지 451명이 권 후보에게 후원했다. 가장 많은 후원이 들어왔던 이달 10일(332명)보다 많았다. 19일 하루 동안 입당자가 3개월 월평균 입당자 수에 가까울 만큼 늘어났다. 전국지표조사(NBS)가 TV 토론 다음날인 19부터 사흘 동안 만 18살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전화 면접 조사(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 26.7%)한 결과에서는 처음으로 권 후보가 1%를 기록했다. 그동안 존재감이 전무했던 권 후보가 TV 토론의 혜택을 톡톡히 입은 셈이다. 권 후보 지지층은 70대 이상을 제외하고 전 연령별 1%, 서울 2%, 호남 3%, 조국혁신당 지지층에서는 5%를 기록했다. 결국 권 후보가 1차 TV 토론회 때 유일한 진보정당 후보로서 선명성을 강하게 드러내면서 민주당 지지층을 이완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곤혹스럽다는 반응이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이 후보 입장에서는 왼쪽 차선에 갑자기 신경 쓰이는 차가 나타난 격”이라며 “TV 토론이 권 후보까지 포함된 4자 토론이라는 점을 간과한 것 같다”고 해석했다.
문제는 앞으로다. 이번 대선뿐만 아니라 내년 지방선거에 당의 존폐를 걸어야 하는 권 후보는 절박하게 TV 토론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권 후보의 활약에 따라 지지율은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고 그 수치만큼 이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감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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