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일가 기업인 ‘트럼프 미디어&테크놀로지 그룹’(TMTG)이 가상자산 매입을 위해 30억 달러(약 4조 1000억 원)의 자금 조달에 나선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가상자산의 수도로 만들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대통령 일가가 가상자산 분야에서 사업을 확대하고 있어 이해충돌 논란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26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TMTG는 신주를 발행해 20억 달러를 조달할 계획이다. 발행가는 시장가 수준에서 책정될 예정이며 오는 30일 종가 수준에서 주식이 발행될 전망이다. 아울러 TMTG는 전환사채를 발행해 추가로 10억 달러를 모금한다.
이 계획은 이번 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한 가상화폐 행사에서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행사에는 J.D. 밴스 미국 부통령을 비롯해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주니어와 차남 에릭, 트럼프 행정부의 가상화폐 차르 데이비드 색스가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FT는 “TMTG의 자본 조달 조건, 시기, 규모 등은 추후 변경될 수도 있다”면서도 “TMTG는 강한 시장 수요에 힘입어 자금 조달 목표를 늘린 것으로 알려진다”고 전했다.
최근 트럼프 일가는 가상자산 분야에서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트럼프 주니어와 에릭은 지난해 9월 가상화폐 플랫폼 ‘월드리버티파이낸셜’(WLF)을 출범해 트럼프 대통령 부부의 밈 코인 등을 판매했다. 이어 올 3월에는 ‘USD1’이라는 이름의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출시 계획도 꺼냈다. TMTG는 가상자산 상장지수펀드(ETF)도 내놓을 예정이다.
하지만 트럼프 일가의 이런 행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상당하다. 트럼프 행정부의 친(親) 가상자산 정책이 트럼프 일가의 사업 수익에 막대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TMTG 대주주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승리 후 자신의 지분 53%를 트럼프 주니어가 감독하는 신탁으로 이전했다. 이 지분에 해당하는 의결권은 트럼프 주니어가 전적으로 행사하고 있다. FT는 “이번 계획은 트럼프 일가의 가상자산 분야 진출을 확대하는 최신 사례”라면서 “미국을 가상자산의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세운 트럼프 대통령에 해 충돌 우려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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