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27일 밤 열린 3차 TV 토론회에서 여성의 신체 부위에 가해하는 행위를 직접 묘사해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이 후보의 지역구인 경기도 화성 동탄 지역의 맘 카페 등에선 “동탄의 통탄, 동탄의 수치” 등 비판 수위가 높아지고 있고, 더불어민주당에서도 강한 성토가 쏟아지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여성·젓가락 등 여성의 신체를 원색적으로 언급하며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선후보에게 “이것이 여성 혐오에 해당하느냐”라고 물었고, 이에 권 후보는 “이걸 묻는 취지를 잘 모르겠다”며 답변을 피했다. 이후 대선 후보 사퇴 및 정계은퇴 주장까지 파장은 만만치 않게 확산되고 있다.
민주당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발언…저열한 언어폭력”
조승래 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28일 오전 브리핑에서 “이준석 후보는 아이들까지 지켜보고 있는,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토론 현장에서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발언을 하면서 저열한 언어 폭력을 행사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준석 후보의 폭력 행위를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며 “그런데 이준석 후보는 오늘 입장을 내면서 또 뻔뻔하게 말했다. 후안무치가 젊은 건 아니다”라고 했다.
이 후보가 이날 언급한 ‘젓가락’ 발언은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 제기한 것으로 증거와 근거가 부족한 주장이었지만 이를 그대로 생방송 도중에 여과없이 표출한 것이다. TV토론 뒤에도 이 후보는 페이스북에 “저는 어제 TV토론에서, 평소 성차별이나 혐오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입장을 밝혀오신 두 분 후보에게 인터넷상에서 누군가가 했던 믿기 어려운 수준의 발언에 대해 입장을 구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성범죄에 해당하는 비뚤어진 성 의식을 마주했을 때 지위고하나 멀고 가까운 관계를 떠나 지도자가 읍참마속의 자세로 단호한 평가를 내릴 수 있어야 국민이 안심할 수 있다”며 “저는 다시금, 혐오나 갈라치기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하면서도 정작 본인의 진영 내 문제에 대해서는 침묵하거나 외면하는 민주진보진영의 위선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다.
이준석 “민주진보진영의 위선이다”
특히 이준석 후보는 "2017년 대선에서도, 돼지 발정제 표현과 관련된 논란이 있었지만, 홍준표 후보는 자서전의 표현이 부적절했음을 인정하고 공식적으로 해명하고 사과한 바 있다"며 "지도자의 자세란, 그와 같이 불편하더라도 국민 앞에서 책임 있는 입장을 밝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정신인가…정치에서 사려져야”
이준석 후보가 오히려 문제의 본질을 피한 채 민주진보진영위 위선을 지적하고 나서자 상황은 더욱 악화하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방송토론단장을 맡았던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결국 생각해낸 궁색한 변명, 애잔하고 역겹다”며 “이것저것 주워모아 뱉어대는 현란한 말은 어제 보인 밑바닥 인성으로 더 속아 줄 사람이 남아 있겠습니까”라고 쏘아붙였다. 그는 “더이상 정치를 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후보사퇴와 의회에서 퇴출이 앞으로 맞게 될 마지막 정치적 운명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중앙선대위 여성본부도 성명을 통해 “제정신인가”라고 따져물은 뒤"최소한의 감수성도 갖추지 못한 채 폭력적 언어를 아무렇지 않게 내뱉은 이러한 이는 우리 정치에서 사라져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일부 인터넷 카페 등에선 앞으로 “젓가락만 보면 이준석이 생각나게 됐다” “토론이 아닌 폭력” 등 이 후보의 발언에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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