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서 공식 역할을 끝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미 연방 하원 의회를 통과한 세법개정안을 맹비난하고 나섰다. 머스크는 정부 부채가 엄청나게 불어날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역겹고 혐오스럽다”는 원색적인 표현까지 꺼내 들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전기차 지원 축소 등 핵심 사업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에 대한 불만을 한꺼번에 터뜨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머스크는 3일(현지 시간) X(옛 트위터)에 “미안하지만 더는 참을 수가 없다”며 “엄청나고 터무니없으며 낭비로 가득 찬 의회 예산안은 역겹고 혐오스러운 괴물(abomination)”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것은 이미 거대한 규모인 재정적자를 2조 5000억 달러로 급증시킬 것이며 미국민들에게 감당할 수 없는 빚 부담을 지울 것”이라고 썼다. 앞서 초당적 기구인 미국 의회예산국(CBO)이 향후 10년간 미국의 국가부채를 2조 4000억 달러 증가시킬 것이라고 전망한 것을 인용한 발언으로 읽힌다.
그간 머스크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로 꼽혀왔다.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 당선에 1억 3200만 달러(약 1830억 원)를 쓴 머스크는 정부 출범 후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아 정부의 구조조정을 주도했다. 하지만 DOGE 임기를 마치자마자 트럼프 대통령이 ‘아름답다’고 칭송했던 법안을 공개 저격하고 나선 셈이다. 이를 두고 법안에 담긴 전기차 지원 축소 등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조치는 전기차 구매 및 재생에너지 생산에 대한 세액공제를 대대적으로 단계적 폐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테슬라는 이를 비판해왔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머스크의 핵심 사업은 순항하는 모양새다. 이날 머스크는 “스페이스X가 우주에서 벌어들이는 상업적 매출이 내년에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전체 예산을 넘어설 것”이라면서 “아마도 흥미로운 이정표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전날에는 뇌 임플란트 스타트업 뉴럴링크가 글로벌 임상시험 돌입과 함께 거액의 신규 투자를 따냈고 인공지능(AI) 스타트업 xAI는 직원이 보유한 주식의 매각을 추진하며 신규 자금 조달에 탄력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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