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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소멸 경고장, 소주 포스터에 담겨…지방 소주업계 “고사위기”

지역 경제 붕괴·인구 유출 심각성 조명

소주업계, 수도권 독과점에 존립 위기

지역 브랜드 살리는 지원·관심 절실

대선주조의 지방소멸방지 포스터. 사진제공=대선주조




최근 부산 향토업체 대선주조가 선보인 파격적인 포스터가 지방 소멸의 심각성을 사회적으로 환기시키고 있다. 기존 소주 광고에서 흔히 볼 수 있던 모델 대신, 인구 감소와 지방 소멸을 직설적으로 표현한 메시지로 지역 사회의 위기를 알리고 있다. 이는 단순한 제품 홍보를 넘어, 지역 주류 기업마저 수도권 일극체제와 지방 소멸이라는 구조적 문제에 직접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부산 경제는 수도권 집중,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구 감소로 활력을 잃고 있다. 소비 기반이 축소되면서 지역 기업과 소상공인들은 생존의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다. 실제로 부산의 지난해 순유출 인구는 1만 3657명으로, 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수도권으로 이동한 인구도 비수도권 14개 시·도 중 부산이 가장 많았다.



이러한 현실은 각종 경제 지표에서도 드러난다.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 등 수도권 대기업의 소주 시장 점유율은 80%에 육박하며 유흥 시장까지 포함하면 90%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대기업의 연간 광고선전비는 각각 1840억 원, 1265억 원으로, 일부 지역 소주업체의 연 매출의 9배를 넘는다. 원자재와 물류비 상승에도 불구하고 지역 업체들은 가격 인상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위기는 대선주조(부산), 한라산(제주), 무학(경남), 보해양조(전남), 금복주(대구·경북), 선양(대전·충남) 등 각 지역을 대표하는 소주 기업들이 전국적으로 소멸 위기에 직면해 있음을 의미한다. 지역 소주업계 관계자들은 “지역민의 응원 덕분에 지금까지 버텨왔지만, 지역 소멸이 가속화되면서 더는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주류 제조업체는 지역사회의 소중한 일원인 만큼, 독과점에 대한 정책적 견제와 실효성 있는 지원책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수도권 일극체제의 심화는 단순한 경제 지표 악화를 넘어, 지역 공동체의 존립 기반 자체를 위협하고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생존의 갈림길에 선 지역 기업들을 위한 과감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하며 소비자 또한 지역 브랜드에 대한 애정과 의식 있는 소비로 지역 경제의 숨통을 틔워줄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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