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샌프란시스코 아시안 아트 뮤지엄(아시아미술관)을 새로 이끌게 된 이소영 관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16일(현지 시간) “K컬처가 단순한 유행을 넘어 전 세계 문화에 스며들었듯이 문화권과 시대를 관통해 ‘연결’을 추구하는 전시 공간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 관장은 이날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현지 매체와 외신들을 상대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예술은 사람들을 이어주는 강력한 연결 고리”라며 아시아미술관 운영 방향을 소개했다.
외교관인 아버지를 따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영유아 시절을 보낸 이 관장은 인생의 대부분을 스웨덴과 영국 등 해외에서 보냈다. 그는 “한국 문화를 알려야 했던 (외교관) 아버지를 둔 한국인으로서 항상 한국 문화가 글로벌 맥락에서 무엇을 의미하는가에 관심을 가졌다”고 말했다. 이어 “BTS를 비롯해 K팝이나 K드라마·K푸드 등 ‘K(코리아)’가 글로벌 대중 트렌드가 된 것은 정말로 놀라운 일”이라며 “단순히 트렌드에 그치지 않고 세계 문화에 침투했고, 이는 제가 박물관 일을 하는 방식을 형성하는 데도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 주요 미술관의 아시아 관련 전시가 중국관·일본관·한국관·동남아시아관 등 국가·시대별로 구분을 둬왔다고 분석하고 국가별 전시를 넘어 시대와 문화를 관통하는 서사적 연결을 추구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시아 내 문화와 지역을 가로지르는 주제와 서사를 중심으로 전체 전시관을 구성한 싱가포르의 아시아문명박물관을 롤모델로 꼽았다.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아시아미술관은 미 최대 규모의 아시안 미술관으로, 미국 주요 미술관에서 한인 큐레이터가 관장이 된 것은 이 관장이 처음이다. 이 관장은 올 4월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컬럼비아대에서 미술학 학사와 석·박사 학위를 받은 이 관장은 메트로폴리탄(메트)미술관에서 15년간 재직하며 최초의 한국 미술 큐레이터로서 한국 미술의 중요성과 영향을 미국 문화계에 알리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3년 ‘황금의 나라, 신라’ 전시는 그가 메트미술관에 큐레이터로 재직했을 때 기획한 전시다.
2018년부터 하버드대 미술관에서 수석 큐레이터로 근무하며 컬렉션 확장과 전시 기획을 이끌고 차세대 박물관 전문가를 육성하는 박물관 트레이닝 프로그램도 주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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