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 답이 있다'는 믿음으로 책상이 아닌 거리와 골목, 주민의 목소리 속에 해답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26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행정의 중심을 구청에서 현장으로 옮기겠다는 각오로 시작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탁상행정이 아닌 직접 현장을 찾아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미다.
박 구청장은 민원이 들어올 때 마다 전용버스를 타고 국장, 부서장과 함께 현장을 찾는다. 현장에서 민원의 문제를 파악한 뒤 바로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서다. ‘현장 구청장실’은 그가 취임한 뒤 3년 간 500여 회가 운영되며 45만건의 민원을 해결했다. 덕분에 취임 초기 일 평균 1000여 개에 달하던 민원은 최근 15개까지 대폭 감소했다.
그가 구정을 운영할 때 기반이 되는 신념은 ‘적극행정’이다. 적극행정은 양날의 검처럼 잘 판단하면 구민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큰 피해를 입힐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박 구청장은 반대가 크더라도 개인의 이익보다는 전체 구민의 이익을 먼저 생각해 사업을 추진한다.
대표적인 적극행정 사업이 ‘주민참여 효도밥상’이다. 효도밥상은 단순한 노인 급식 지원을 넘어 법률, 세무, 건강 상담 등 생활 전반에 걸친 원 스톱 통합복지서비스를 제공한다. 고립감이나 우울감, 고독사에 대한 불안까지 예방해 주는 효과가 있다.
당시 효도밥상 사업을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구의회, 시의회 등에서 예산을 이유로 반대했다. 그러나 구민들의 후원금으로 사업을 시작했고, 지금까지 약 22억 원에 달하는 자금이 모였다. 현재 마포구에서는 49여 개 기관에서 2000명의 어르신이 효도밥상을 이용하고 있으며, 연말까지 5000명으로 확충할 계획이다.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해서도 노력 중이다. 박 구청장은 “길이 좋으면 경제가 살아난다”며 “길에 사람이 모이고, 그 곳에 상권이 발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를 기반으로 한 사업이 ‘레드로드’다. 그는 홍대·합정 일대 주차장에 전시, 공연, 버스킹이 가능한 문화 공간을 조성해 특화거리를 만들었다. 당시 주차장을 없애고 그 자리에 레드로드를 만든다는 계획을 밝히자 주민들의 반대가 극심했다. 주차난이 심각해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그러나 레드로드 내 로드갤러리, 문화공원 등을 조성해 젠트리피케이션으로 떠난 예술인, 문화인들을 불러들였다. 박 구청장은 “이제는 서울시 내 관광객의 52%가 레드로드를 찾고, 그 중 75%가 외국인”이라고 말했다.
또 11대 상권 골목길을 연결하는 ‘마포순환열차버스’를 도입해 망리단길, 도화갈매기골목, 하늘길 등 골목상권 활성화도 꾀하고 있다. 이 순환버스는 하루종일 자유롭게 승·하차가 가능할 뿐 아니라 전통시장부터 맛집 골목까지 먹거리 투어가 가능하다. 순환버스의 탑승객 만족도는 90% 이상으로 최근에는 한 호텔에서 관광을 온 투숙객을 위해 승차권 500매를 한꺼번에 구입하기도 했다.
이어 박 구청장은 상권 네트워크 플랫폼 ‘상생앱’을 준비하고 있다. 이는 배달 플랫폼 뿐 아니라 관광자원, 골목상권, 공공인프라 정보를 더해 ‘상권+디지털’ 시너지를 목표로 한다. 그는 “‘상생앱’은 음식 주문이나 배달도 할 수 있고, 꽃가게, 이발소, 미용실, 이삿짐센터 등 3만 여 개 이상의 상권을 소개하고 연계해주는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덕분에 마포구는 생활만족도, 행복도, 삶의 만족도 3개 지표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박 구청장은 “민원은 크기의 문제를 떠나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며 “현장에 가서 민원을 제기한 사람, 공무원 등을 모아 소통을 하고 해결할 때 행복도가 높아지고 삶의 만족도가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3년 간 공들인 사업들의 성과가 속속 나타나기 시작했고, 앞으로 더 마무리를 잘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청년, 아이들, 출산율 등에 더 주력해 행복한 마포구를 만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마포구 임신·출산, 산후조리, 영유아 검진까지 각 단계별 사업 펼치고 있으며, 이를 더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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