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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쌀 부족 日, 미국 쌀 왜 안사나"…美제약협회 "韓, 약값 불공정"

■관세협상 막판 수싸움

'日, 버릇 없어진 국가' 지칭

트럼프 "서한 보낼 것" 경고

美 제약협회도 韓 등 거론하며

"무역협상 지렛대로 대응" 촉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7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8일(현지 시간) 상호관세 유예 종료를 앞두고 한국과 일본을 비롯한 전 세계 교역국을 압박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을 미국산 쌀을 수입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버릇이 없어진 국가’로 지칭하면서 “(상호관세율이 적힌) 서한을 보낼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제약협회는 한국이 의약품 가격을 낮게 책정하고 있다고 주장해 트럼프 행정부가 향후 무역협상에서 우리나라 약값 정책까지 정조준할 것으로 우려된다.

30일(현지 시간) 미 무역대표부(USTR) 홈페이지에 따르면 미 제약협회(PhRMA)는 의견서를 통해 “USTR은 미국 바이오 의약품 혁신을 평가절하하는 고소득 국가의 행위·정책 및 관행에 우선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그 대상으로 한국을 비롯해 호주·캐나다·프랑스·독일·이탈리아·일본·스페인·영국 및 유럽연합(EU) 등 10개 국가 및 경제블록을 지목했다. 협회는 한국에 대해서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건강보험공단이 기업의 시장 진입과 관련해 까다로운 평가를 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시판 허가 후 환자 접근성이 장기간 지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공정 시장가 이하로 가격을 억제하는 이런 관행으로 한국은 다른 고소득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보다 혁신 신약에 지출하는 의약품 예산 비중이 낮다”며 “USTR은 무역협상을 활용해 미국 바이오 의약품 혁신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불공정한 대외 무역 관행을 철폐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제약사들이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연구개발(R&D) 비용을 쓰지만 이 약을 미국에서만 비싸게 팔고 외국에서는 싸게 팔 수밖에 없어 미국인만 신약 개발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미 상공회의소도 비슷한 내용의 의견서를 USTR에 전달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에 노골적인 압박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다른 나라들이 미국에 얼마나 버릇이 없어졌는지 말하자면”이라고 운을 뗀 뒤 “나는 일본에 큰 존경심을 갖고 있지만 그들은 엄청난 쌀 부족을 겪고 있음에도 우리 쌀을 들여가려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또 “다시 말하자면 우리는 단지 그들에 편지를 보낼 것”이라고 압박했다.





일본이 당초 예상과 달리 쌀 시장 개방에 난색을 표하고 미일 7차 관세 협상까지 했음에도 진척이 없자 압박 수위를 최대치로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더 나아가 일본을 시범 케이스로 삼아 ‘최고 우방국에도 상호관세율을 담은 서한을 보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 세계에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관방장관은 1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향후 협상에서 농업을 희생시키는 일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쌀 시장 개방에 대해서는 강경한 입장을 드러냈다. 이달 20일 참의원(상원) 선거를 앞두고 있는 일본 정부로서는 농민 표를 잃을 수 있는 농산물 관세 인하를 협상 카드로 쓸 수 없는 처지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태도에 상호관세 유예 연장을 시사했던 트럼프 참모들도 강경 모드로 전환하고 있다. 지난달 27일까지만 해도 “9월 1일 미국 노동절까지 무역협상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연장을 시사한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30일 “신의성실하게 협상하는 국가들이 있지만 만약 그들의 저항 때문에 결승선을 넘지 못하면 우리가 4월 2일 (상호관세 부과)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무역상대국이 선의로 협상하려 하지 않는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많은 나라들에 관세율을 설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각국은 미국과 무역합의를 이루더라도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조사가 진행 중인 반도체·전자기기·의약품·구리·핵심광물·목재 등에 품목관세가 새롭게 부과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소식통을 인용해 “의약품·반도체·전자기기에 대한 232조 국가안보 영향 조사가 이르면 7월 나올 수 있다”며 “목재·구리·핵심광물에 대한 조사도 곧 마무리돼 백악관에 제출될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런 가운데 상호관세 유예 만료일 전에 미국과 원론적 무역합의를 맺을 나라들의 윤곽도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수많은 협상을 갖고 있고 두 자릿수”라고 말했다. 현재까지는 EU(27개국), 인도·대만·인도네시아·베트남·말레이시아 등이 거론되며 29일 블룸버그통신이 한국과도 합의가 가능하다고 보도해 한국이 포함될지 관심이 쏠린다.

해싯 위원장은 “독립기념일(7월 4일) 이전 감세 법안(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이 통과된 후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이 (무역 상대국을) 하나씩 검토할 것이고 최종 관세율을 설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싯의 말대로라면 4일 이후 미국과 원칙적인 무역합의를 이룬 나라들의 명단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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