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미남 골퍼 애덤 스콧도 어느새 45세가 됐다. 얼굴엔 세월이 내려앉았지만 그의 기량은 여전하다. 스콧은 지난 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페덱스컵 랭킹 4위에 올랐다. 19차례 출전해 17차례 컷을 통과했고, 준우승도 두 번 거뒀다.
스콧은 지난 6월 US 오픈에서 한때 우승 경쟁을 벌였다. 최종일 챔피언 조로 나선 그는 후반에 급격히 무너지며 공동 12위로 밀렸지만 앞선 라운드에선 젊은 선수들 틈바구니에서도 노련미를 앞세워 안정적인 기량을 뽐냈다.
대회가 열린 오크몬트는 다시 한 번 악명을 과시했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브라이슨 디섐보(미국) 같은 세계 최정상 선수들도 러프에서 쩔쩔 맸다. 프로 골퍼들이 벙커보다 러프를 더 싫어하는 이유를 확실하게 각인시킨 무대이기도 했다.
사진은 스콧의 US 오픈 연습 라운드 모습인데, 아마추어 골퍼들이 참고할 만한 핵심이 담겨 있다. 러프에 볼이 빠졌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볼이 놓인 상태인 라이 파악이다. 볼이 얼마나 깊이 잠겨 있는지에 따라 스윙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볼이 어느 정도 떠 있다면 직접 공략이 가능하지만 깊이 박혀 있다면 페이스를 최대한 열고 벙커 샷을 하듯 플레이를 해야 한다. 볼이 아니라 그 뒤 잔디를 가격해야 하는 것이다.
잔디의 결에 따라서도 스윙이 달라진다. 순결이라면 수월하지만 역결에서는 저항이 크기 때문에 더욱 날카로운 각도로 접근해야 한다. 잔디 저항 때문에 폴로스루는 자연히 짧게 이뤄진다.
볼의 박힌 정도와 잔디 결에 상관없이 항상 일정하게 유지해야 할 부분이 ‘오픈 페이스’다. 임팩트 이후에도 페이스를 연 상태를 그대로 유지해야 클럽이 빠져 나가는 데 도움이 된다. 리디아 고, 박현경 등을 지도하고 있는 이시우 코치는 “스콧의 손을 보면 왼손 장갑 로고가 타깃을 향해 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 롤링을 하지 않고 그대로 밀고 나갔다는 의미다”며 “반대로 손을 롤링하게 되면 페이스가 닫히면서 클럽이 잔디에 감기게 되고 볼은 솟구쳐 오르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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