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지역 아파트의 시가 총액이 744조 원을 넘었다. 이들 3개 구 아파트 시총은 서울 25개 자치구 전체 아파트 가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0년 1월 후 25년 만에 최고 비중이다.
3일 부동산 빅데이터 전문업체 부동산R114가 서울 아파트 매매시가총액을 구별로 산출한 결과, 지난달 25일 기준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아파트 시가 총액은 744조 7264억 원으로, 전체 서울 아파트 시총(1732조 4993억 원)의 43.0%를 차지했다. 이는 시가총액 집계를 시작한 2000년 1월 이후 월간 기준으로 가장 큰 비중이다. 강남구 시총은 312조 4805억 원으로 가장 높았고, 송파구가 221조 7572억 원, 서초구가 210조 4888억 원 등으로 각각 집계됐다.
그동안 전체 서울 아파트 시총에서 강남 3구 아파트 비중은 부동산 시장 동향에 따라 오르내렸으나 2023년 12월까지는 40%를 밑돌았다.
그러나 지난해 1월(41.0%) 처음으로 40%선을 넘은 뒤 계속 비중을 늘려가며 올해 1월에는 42%대를 기록했다. 이어 5개월 만에 다시 43%로 뛰어올랐다.
이 같은 비중 확대는 강남 3구 아파트 매매가격이 서울 전체 가격보다 더 빠른 속도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체 시총은 지난해 6월(1532조 2575억 원) 대비 13.1% 상승한 반면 강남 3구 아파트 시총은 지난해 6월 632조 8505억 원에서 지난달 744조 7264억 원으로 1년 새 17.7% 치솟았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하는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 23일까지 서울 아파트 가격은 3.13% 올랐으나 강남(7.84%), 서초(7.14%), 송파(8.58%)의 누적 상승률은 이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올해 계약된 신고가 거래도 주로 강남 3구에 몰려 있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신고가 전체 거래 5872건 중 강남 3구에서 계약된 비중이 2251건으로 38.3%에 달한다. 강남 3구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세가 올해 내내 이어진데다가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및 확대 재지정 등의 영향으로 강남 3구 아파트로 매수세가 강하게 몰렸기 때문이다. 또 이달부터 시행된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전에 미리 아파트를 구매하려는 심리도 시장 과열에 영향을 미쳤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강남권 일대에 재건축을 앞두고 있는 단지가 많고 계속 신축 아파트가 들어서고 있어 이 지역 아파트에 ‘프리미엄’이 덧붙여지면서 전체 시가총액을 높이고 있다”며 “신축은 단지 규모가 이전보다 커지는 데다 해당 지역에 집값 하락 요소나 수요 이탈 요인이 없어 비중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