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미국 내 확장에 집중하느라 일본 제2공장 착공을 연기하고 있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소식통들을 인용해 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WSJ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관세 부과 가능성에 대비해 미국 내 확장에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고 전했다.
TSMC는 지난해 일본 규슈 구마모토현에 제2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는 일본 내 200억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 중 일부로, TSMC는 일본 정부로부터 80억달러 이상의 지원을 약속받았다. 당초 올해 초 제2공장 착공이 예상됐지만, TSMC는 지난달 주변 지역 교통량을 문제로 생산이 다소 지연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TSMC 계획에 정통한 인사들은 제2공장 건설이 더욱 지연될 가능성이 크고, 공사 착수 시기는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일정 변화는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 무역 정책으로 동맹국들을 희생시키며 미국 내 투자를 끌어들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라고 WSJ는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 반도체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함에 따라 TSMC로서는 미국 내 충분한 생산능력 확보가 최우선 과제가 됐다는 것이다.
TSMC는 지난 3월 미국 내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1천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해 공장 등을 증설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기존 투자 계획 650억 달러에 추가되는 것으로, 최종적으로 미국에 첨단 웨이퍼 제조 공장 6곳과 첨단 패키징 공장 2곳을 짓겠다는 구상이었다. TSMC는 4월엔 애리조나주에 미국 내 세번째 공장을 착공했다.
이와 관련, TSMC는 성명을 내고 "미국 내 투자 계획이 다른 지역의 기존 투자 계획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TSMC는 성명에서 "TSMC는 시장의 소문에 대해 코멘트하지 않는다"며 "글로벌 제조 확장 전략은 고객의 요구와 사업 기회, 운영 효율성, 정부의 지원 수준과 비용 등 경제적 고려사항에 기반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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