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시즌 배소현(32·메디힐)은 자신의 골프 인생 중 가장 빛나는 순간을 보냈다. 5월 E1 채리티 오픈에서 생애 첫 승을 달성한 데 이어 2승을 추가하며 펄펄 날았다. 연말 시상식에서는 공동 다승왕의 영광을 차지하며 환한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그렇게 맞은 2025 시즌, 배소현의 웃음은 온 데 간 데 없이 사라졌다. 12개 대회에 출전했지만 단 한 차례도 우승을 거두지 못했고 톱10 진입도 한 차례에 불과했을 만큼 극심한 부진을 보였다.
하지만 길었던 터널의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배소현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롯데 오픈(총상금 12억 원) 셋째 날 상위권에 올라 본격적인 첫 승 사냥에 나섰다.
배소현은 5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GC(파72)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쳤다. 중간 합계 10언더파 206타를 적어낸 배소현은 단독 선두에 오른 박혜준에 4타 차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남은 이틀 경기 결과에 따라 얼마든지 역전도 가능한 타수 차다.
지난 시즌과 달리 올 시즌 우승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솔직히 흐름이 좋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렇게 좋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중상위권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나쁘지 않은 부분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지금은 조금씩 밸런스를 맞춰가고 있는 단계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좋지 않은 흐름을 바꾸기 위해 배소현은 샷 교정 등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5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대회 US 여자오픈을 다녀온 후 일정치 않았던 아이언 거리감을 맞추기 위해 로프트를 각도를 조절하는 시도도 했다. 배소현은 “미국을 다녀온 후 거리가 늘어서 클럽을 선택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로프트를 1도 낮추고 이번 대회에 들어왔는데 그 전보다 정확도가 좋아졌다”고 말했다.
오랜만에 선두권에서 반환점을 돈 배소현은 내친김에 남은 라운드에서 역전 우승을 노린다. 그는 “지금은 최고가 아니라 나쁘지 않게 쳤다는 느낌이다. 남은 라운드에서 바짝 집중해 낼 수 있는 최대한의 성적을 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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