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힘이 ‘텃밭’으로 불리는 대구·경북(TK)에서도 좀처럼 반전의 기회를 잡지 못하면서 지지율 추락에 시달리고 있다. 부산·울산·경남(PK)에서는 더불어민주당과 지지율이 불과 1%포인트차로 좁여진데 이어 TK에서는 한 자릿수까지 좁혀졌다.
한국갤럽이 이달 1~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22%를 기록하며 더불어민주당(46%)과 24%포인트 격차를 보였다. 대선 직전 33%에서 11%포인트나 급락한 수치로, 이후 20%대 초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보수의 심장' 대구·경북(TK)에서의 급격한 변화다. 국민의힘 지지율이 35%로 떨어져 30%대를 기록했는데, 이는 작년 12월 비상계엄 직후 이후 처음이다. 1주일 전 대비 6%포인트나 하락한 수치로, 당 관계자는 "새 정부 기대감을 감안해도 충격적"이라고 표현했다. 민주당 지지율이 28%라는 점에서 양당의 격차가 불과 7%포인트에 불과한 셈이다.
부산·울산·경남(PK)에서도 국민의힘 35%, 민주당 34%로 격차가 1%포인트에 그쳐 민심 변화가 감지된다. TK와 PK는 국민의힘 지역구 의석 89석 중 58석(65%)을 차지하는 핵심 지역이다. 한 초선 의원은 "지금 당장 선거를 치르면 '영남당'이라는 소리조차 못 들을 수 있다"고 자조했다.
이탈한 지지층은 무당층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무당층 비율이 대선 전 10%대에서 23%로 늘었고, 특히 18~29세 청년층의 무당층 비율은 40%에 달한다. 국민의힘이 공략 대상으로 삼는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 중 수도권과 청년층에서 무당층이 크게 증가한 것이다.
안철수 혁신위원장이 이끄는 혁신위가 7일 출범해 9일 첫 회의를 시작하는 등 국힘 내부에서 변화의 움직임도 감지돼 앞으로 지지율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관시미다. 다음 달 13일 전후 전당대회에서 새 지도부를 선출할 예정이다. 김문수 전 장관, 한동훈 전 대표, 나경원 의원, 안철수 의원 등이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고 있다. 김문수 전 장관은 "지금은 자유의 종을 울릴 사람이 필요하다"며 출마 의지를 내비쳤고, 한동훈 전 대표는 라이브 방송을 통한 지지층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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