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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진영 핵심인물 케빈 해싯, 美연준 의장 후보로 급부상

WSJ "투자은행가 출신 케빈 워시와 2파전 관측"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 UPI연합뉴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이 미국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직에 급부상했다.

8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해싯 위원장이 연준 의장직을 두고 지난달 최소 두 차례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했다고 보도했다. 해싯 위원장은 의장직에 관심이 없다는 입장이었으나 트럼프 대통령과 의견을 나눈 뒤 제안이 오면 수락하겠다고 의견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연준 의장을 둘러싼 경쟁은 기존 유력 주자인 케빈 워시와 2파전이 될 전망이다. 투자은행(IB) 출신인 워시는 지난 2018년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에도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 인물이다. 워시 역시 이달 중 워싱턴DC를 방문해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과 연준 의장직에 대해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임기는 2026년 5월로 아직 10개월여 남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통화정책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면서 후임자 경쟁이 일찌감치 불붙고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에게 경기를 부양하고 기업들의 부채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기준금리를 낮출 것을 압박하고 있다. 연준이 고율관세 정책에 따른 물가 상승과 경기부진 우려를 제기하자 격분해 '멍청이(numbskull)', '바보(moron)' 등 폭언을 쏟아내기도 했다.파월 의장을 해임하는 것도 검토했으나 법적 근거가 없어 임기 중 퇴출하는 방안은 포기한 상태다. 연준이 법적 독립성을 가진 만큼 미국에 대한 대외 신인도 하락이나 시장 불안정 같은 역풍을 맞을 우려도 반영됐다. 대신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 의장 후보를 통상적인 시기보다 훨씬 일찍 발표해 파월 의장의 권위를 약화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제학 박사 출신인 해싯 위원장은 1990년대 연준에서 근무했으며 지난 8년 동안 트럼프 진영에서 경제정책 조언자로 활동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임에 실패하자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창업한 사모펀드에서 일하다 집권2기를 맞아 백악관에 합류했다.



해싯 위원장은 연준 의장 후보로 급부상한 뒤 연준에 대한 태도를 갑자기 바꾸고 있다. 당초 연준의 독립성을 존중하도록 하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고 강조했지만 이제 트럼프 대통령과 보조를 맞춰 연준을 공격하는 모양새다. 최근 들어서는 중앙은행이 경제 데이터보다 집권당의 정책기조에 토대를 두고 통화정책을 운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워시는 경제학자와 변호사, IB맨, 연준 이사 출신으로 조지 W.부시 대통령 시절 국가경제위원회 보좌관을 지냈다. 워시 역시 애초 연준이 인플레이션 억제에 집중해야 하며 금리 인하에 신중해야 한다는 매파적 통화정책관을 가지고 있었지만 최근 폭스뉴스 인터뷰와 연설 등에서 기준금리를 급격하게 내릴 수 있다는 의견을 밝히고 있다.

WSJ는 해싯 위원장이 트럼프 진영의 핵심인사로서 경쟁에서 큰 장점이 있다고 짚었다. 워시에 대해서는 베선트 장관의 오랜 친구이며 이미지를 중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호소력을 갖는 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누구든 연준 의장이 되면 기준금리를 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히고 있다.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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