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기록적 폭염에 시달리는 가운데 뉴욕 브롱크스 거리에 설치된 '불법 수영장'이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8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브롱크스 마운트호프플레이스에 이달 4일 갑작스럽게 등장한 이 수영장은 틱톡에서 500만 회 가까이 조회되며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수영장을 설치한 케니 페레즈(32)는 이 지역 오랜 주민으로 전직 시 구조대원이자 수영강사다. 그는 아들의 생일을 맞아 지역 아이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자 개인 비용 2000달러(약 275만원)를 들여 합판과 튜브 등을 구입해 직접 제작했다. 수영장 물은 인근 소화전을 이용해 채웠다고 밝혔다.
설치 직후 이곳은 지역 어린이들의 더위 해소 명소가 됐다. 이웃 주민 조바니 올리보(37)는 "시에서 운영하는 수영장보다 더 좋다"며 "아들이 안전하게 재미있게 놀고 있다"고 말했다. 10세 조사이아도 "무더위 속에서 하루 종일 친구들과 수영장에서 논다"고 전했다.
하지만 뉴욕시경찰(NYPD)은 이 수영장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지속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 4일 이후 여러 차례 대응했다"며 "즉시 출동해 주민들에게 수영장 물을 빼달라고 요청했으나, 이후 물이 다시 채워져 여러 차례 경고를 발령했다"고 밝혔다.
경찰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수영장은 여전히 운영되고 있다. 지역 주민들은 "밤이 되면 경찰이 모든 사람들을 집으로 돌려보내지만, 아침이 되면 빠르게 다시 열린다"며 "비공식 운영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라고 전했다. 경찰이 현장에 등장해 수영장 이용을 제지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도 틱톡에서 수만 회 이상 조회됐다.
현재 경찰은 시 위생국에 수영장 영구 철거를 명령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페레즈는 "위생국이 수영장을 폐쇄하면 공식적으로 철거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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