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소재 초중고 40% 가까이가 학교폭력 예방 뮤지컬 공연을 보고 싶다는 의사를 교육 당국에 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청이 몰리면서 서울시교육청이 학교로 찾아가는 학폭 예방 뮤지컬 공연 사업을 시작한 후 최다 신청 건수를 기록했다. 학생 대상 설문 조사 결과 학폭 예방에 효과가 있는 뮤지컬을 통해 급증하고 있는 학폭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다.
11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시교육청이 서울 소재 초중고 1300여 곳을 대상으로 올해 8월부터 진행 예정인 학폭 예방 뮤지컬 공연 수요 조사를 한 결과 500곳이 사전 신청을 했다. 처벌 중심에서 예방과 관계 조정 중심으로 학폭 예방 교육 패러다임을 전환하기 위해 서울시교육청이 2023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사이좋은 관계가꿈’ 프로젝트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학폭 예방 뮤지컬은 학폭 피해자의 아픔에 공감하고 가해자의 반성 과정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관객 체험형 뮤지컬이다. 2023년 400교, 지난해에는 345개교가 학폭 예방 뮤지컬을 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80곳에서만 공연이 진행되는 가운데 신청 건수가 급증하면서 경쟁률은 6대1을 넘어섰다. 신청 건수 급증은 학폭 증가와 맞물려 있다. 서울 초중고 학폭 심의 건수는 2022학년도 2818건, 2023학년도 3093건, 2024학년도 3173건 등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정순신 변호사 아들 학폭 사건 이후 정부가 2023년 11년 만에 학폭 기록 대입 정시 의무 반영 등을 골자로 하는 학폭 종합 대책을 내놓았지만, 처벌 위주의 대책이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학교 측에서는 뮤지컬 공연 관람이 실효성 있는 대안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서울시교육청이 2023년과 지난해 뮤지컬을 본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중 96%가 학폭 예방에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교육청은 학생 만족도 조사와 학폭 증가 추이 등을 감안해 더 많은 학교에서 공연이 가능하도록 방문 학교 수를 2023년 44곳에서 2024년 80곳으로 2배 가까이 늘렸다.
교육청 관계자는 “학폭 예방 뮤지컬이 학폭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예산이 정해져 있는 만큼 더 많은 학생이 학폭 예방 공연을 볼 수 있도록 장르를 다양화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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