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극심한 폭염으로 온열질환자가 급증하면서 사회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북태평양 고기압과 티베트 고기압의 이중 압력으로 전국이 '찜통더위'에 갇힌 가운데, 온열질환자는 이미 1200명을 넘어섰고 사망자도 8명 발생했다.
11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5월 15일부터 이달 8일까지 응급실에 방문한 누적 온열질환자는 1228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서울 기온이 37.1도를 기록한 지난 8일에는 하루에만 238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 일일 온열질환자가 200명을 넘어선 것은 2018년 8월 이후 처음으로, 당시 '최악의 폭염'과 유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온열질환 발생 장소를 분석한 결과 대부분(81.1%)이 실외에서 발생했다. 이는 야외근로자와 고령층 등 취약계층에 대한 집중적인 관리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체온이 40도 이상 상승하는 열사병의 경우 중추신경계 이상을 동반해 생명을 위협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전문가들은 폭염 예방의 핵심을 '외출 자제'로 꼽는다. 오후 12시부터 5시까지는 하루 중 기온이 가장 높아 가급적 외출을 피해야 한다. 부득이한 외출 시에는 헐렁하고 밝은 옷을 착용하고 챙이 넓은 모자나 양산을 활용해 직사광선을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분 보충도 핵심 예방법이다. 갈증을 느끼지 않더라도 15~20분 간격으로 물을 마셔 탈수를 예방해야 한다. 야외근로자의 경우 수분과 함께 염분 보충이 필요하며, 주기적인 그늘 휴식과 쿨조끼 착용 등이 도움된다.
각 지자체와 은행들이 운영하는 '무더위 쉼터'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전국 주민센터, 경로당, 은행 등에서 거래 여부와 무관하게 냉방시설을 개방하고 있다.
온열질환 의심 환자 발견 시에는 즉시 그늘진 곳으로 옮기고 옷을 느슨하게 풀어 체온을 낮춰야 한다. 찬물이나 얼음팩으로 목, 겨드랑이, 사타구니 등 주요 혈관 부위를 집중 냉각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열사병이 의심될 경우에는 반드시 119에 신고해 병원으로 이송해야 하며, 의식 저하 상태에서는 질식 위험 때문에 억지로 물을 마시게 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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