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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유산 등재 임박…‘반구천의 암각화’에 대해[울산톡톡]

12일 프랑스 파리에서 세계유산위원회 최종 결정

울산 ‘반구대암각화-천전리 암각화’ 일대 3㎞ 구간

신석기시대 해양어로문화 알 수 있는 탁월한 유산

1970·1971년 연말 발견…‘크리스마스의 기적’

반구대암각화, 발견 6년 전 사연댐 준공 탓 자맥질

공룡 발자국, 협곡, 습지 등 걷기 좋은 산책로 인기

반구천의 암각화 전경. 사진제공=울산시




울산 울주군 반구천 일대에 남겨진 선사시대의 걸작 ‘반구천의 암각화’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최종 등재을 앞두고 있다.

12일 오전(프랑스 현지시간, 한국시간 12일 저녁)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제47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반구천의 암각화’는 국보인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와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를 포함하는 단일유산으로, 명승으로 지정된 반구천 일대 약 3㎞ 구간이 해당된다.

반구대암각화 전경. 사진제공=울산시


반구대암각화에 새겨진 고래, 거북, 사람 모습. 사진제공=울산시


반구천의 암각화 중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는 국보 제285호로 국보명은 ‘울주 대곡리 반구대암각화’다. 울주군 언양읍 대곡리 사연댐 북쪽 4.5㎞ 지점에 위치해 있다. 여기에 가로 8m, 세로 4.5m의 너른 바위가 있는데 해발 52~56m다. 신석기시대엔 바닷가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암각화는 신석기시대(7000~3500년 전)에 새겨졌다. 사실적이고 구체적으로 새겨진 고래 및 고래 사냥 그림을 통해 신석기시대 해양어로문화를 알 수 있는 탁월한 유산으로 평가 받는다.

그림은 총 312점이다. 이 중 동물 그림은 20종 200점이다. 북방긴수염고래, 혹등고래, 귀신고래 등 고래와 함께 상어, 거북 등 바다동물이 많다. 또 사슴과 호랑이, 표범, 여우, 늑대, 멧돼지 등 육지동물 그림도 있다. 이 밖에 인물과 함께 사냥장면도 엿볼 수 있다.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 사진제공=울산시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는 국보 제147호다. 울주 천전리 각석이란 명칭으로 불리다 지난해 울주 천전리 명문화 암각화로 바뀌었다. 울주군 두동면 천전리에 위치해 있으며 가로 9.8m, 세로 2.7m의 바위에 동물 그림과 기하학적 문양 등 총 625점이 새겨져 있다. 고래를 포함한 바다동물과 사슴, 말 등의 육지동물, 용과 같은 상상동물까지 새겨져 있다. 또한 선사시대 사냥모습과 배 등의 인물 도구 그림이 함께 새겨져 있다. 마름모와 타원형, 동심원과 나선형, 지그재그 등 다양한 기하문도 눈길을 끈다. 여기에 신라 법흥왕 시대 왕족의 행차기록도 있다.

제작시기는 선사시대부터 신라시대까지 이어졌다. 신석기~청동기시대의 동물 그림과 기하학적 문양 등을 통해 당시 생활모습과 관념을 알 수 있는 유산이다. 특히, 신라 법흥왕 시대 명문은 6세기 신라사회 연구의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반구대 암각화 재현사진. 사진제공=울산시


두 암각화는 1년 간격을 두고 발견됐다. 발견자는 문명대(85) 동국대 명예교수다.

불교 미술사학자로 1970년 당시 동국대 박물관 전임연구원이던 그는 울산 지역의 불교 유적을 조사하던 중 12월 24일 천전리 일대에서 다양한 문양과 명문(銘文)이 새겨진 암각화를 발견했다.

이듬해 12월 25일 동료 학자인 김정배(현 고려대 명예교수)·이융조(한국선사문화연구원 이사장) 교수와 반구천 일대를 조사하던 그는 마을 주민들의 도움을 받아 반구대 암각화를 발견했다. 발견한 날짜가 크리스마스인 12월 25일로 ‘크리스마스의 기적’이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했다.

반구천의 암각화 유산구역. 울산시


하지만 반구대 암각화는 1971년 발견됐으나 6년 전인 1965년 12월 말에 준공된 사연댐 안에 있어 매년 침수를 반복하며 원형이 훼손되고 있다. 사연댐의 수위는 50∼60m인데, 암각화는 53m일 때 침수가 시작돼 57m가 되면 완전히 잠긴다. 지난 2010년에는 반구대 암각화의 표면 중 23.8%가 훼손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큰 비가 오면 침수됐는데, 정확한 집계를 시작한 2014년엔 62일 동안 잠겼다. 2015년엔 침수가 없었으나 2016년 32일, 2017년 다시 침수가 없었으나 2018년 39일 물에 잠겼다. 2018년 이후엔 매년 19일에서 96일까지 물에 잠기다 지난해 겨우 침수를 면했다. 연평균 침수일이 39일에 달했다. 훼손 정도가 더 심해졌다.

2000년대 들어 반구대암각화를 살리기 위한 여러 방안을 시도했으나 울산의 식수 확보 문제와 맞물려 이렇다 할 진전을 보지 못했다. 가변형 물막이를 만들자는 제안부터 물길을 돌리자는 안까지 다양하게 나왔으나 모두 허사였다. 결국 긴 시간 동안 거듭된 논의 끝에 2021년 암각화가 더는 물에 잠기지 않도록 사연댐 수위를 조절할 수 있는 수문 설치 방안이 마련됐다. 현재 용역이 진행 중이며, 이르면 내년 공사를 시작해 2030년께 준공할 계획이다.



반구천 일대는 2021년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됐다. 경치가 아름다운 곡류하천이 잘 보존되고 있으며, 정자에서 아름다운 공간을 감상할 수 있는 등 자연유산과 자연경관, 문화경관이 어우러진 복합경관 명승으로서 가치가 확인됐다. 특히 물이 산을 감아 돌며 만들어내는 하천을 중심으로 공룡 발자국 화석, 반구대 등 절벽, 협곡, 숲, 옛 물길, 습지 등의 다양한 지질지형 경관이 뛰어나 산책하기 좋은 길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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