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의 휴전 효과 등에 힘입어 중국의 6월 수출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글로벌 관세전쟁의 여파가 남아있지만 수입도 플러스로 전환되는 등 중국의 무역 규모는 올해 상반기 전반적으로 호조를 보였다.
중국 해관총서는 14일 중국의 6월 수출액(달러 기준)이 3251억 8000만 달러(약 448조 원)로 작년 동월 대비 5.8% 증가했다. 이는 전월 수출 증가율인 4.8%는 물론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시장 전문가들의 전망치(5.0%)를 훌쩍 넘는 수치다.
6월 수입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 증가한 2104억 1000만 달러(약 290조 원)로 나타났다. 수입 증가율은 로이터 집계 시장 전망치(1.3%)보다는 낮았으나 3.4% 감소했던 5월과 달리 증가세로 돌아섰다. 중국의 월별 수입 증가율은 지난해 12월(-1%) 이후 올 들어 줄곧 마이너스를 유지했으나 6개월 만에 지난달 처음으로 플러스로 전환됐다.
중국의 6월 전체 무역 규모는 총 5356억 달러(약 738조 원)로 지난해 6월에 비해 3.9% 증가했다. 이로써 6월 무역 흑자는 1141억 7000만 달러(약 158조 원)로 집계됐다.
올해 상반기(1~6월) 전체로 보면 수출은 5.9% 증가했고, 수입은 3.9% 감소했다. 상반기 전체 무역 규모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1.8% 커졌다.
국가별로 보면 미중 관세 전쟁의 여파로 올해 중국의 대미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0.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액도 8.7% 줄었다. 올해 상반기 미중 무역 규모는 지난해 동기 대비 10.4% 감소했다.
유럽연합(EU)이 중국의 전기차에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도 맞대응에 나선 결과 중국이 EU로부터 수입한 규모는 5.9% 줄었으나 대EU 수출액은 6.6% 늘었다. 중국과 EU의 전체 무역 규모는 2.3% 증가했다.
중국의 한국과의 무역은 같은 기간 0.8% 줄었다. 한국에 대한 수출은 2% 감소했고, 수입은 0.2% 증가했다.
태국(22%)·베트남(19.6%)·인도네시아(15.3%) 등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국가들에 대한 수출은 모두 13% 늘었다. 수입은 1.1% 증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의 2025년 상반기 수출 증가는 내수가 약한 상황에서 기업들에 활력을 불어넣었으나, 글로벌 무역 긴장이 고조된다면 하반기에는 이 같은 도움이 사라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왕링쥔 해관총서 부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현재 일부 국가가 관세를 남용하거나 국제 무역 규칙을 위배해 글로벌 경제 발전에 심각한 도전을 가져왔고, 여러 국제기구가 올해 세계 무역 증가율(예상치)을 하향 조정했다”며 “외부 불확실성에 맞닥뜨리긴 했지만 우리는 다원·안정의 시장과 혁신·우위의 제품으로 각종 리스크에 맞설 능력이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글로벌 관세 전쟁 등 대외 불확실성이 크고, 상반기에 집중된 재정정책의 효과가 하반기에 둔화될 가능성이 남아있고, 여전한 부동산 경기 불황 여파, 더딘 소비 회복세 등에 따라 추가적인 정책이 나와야 중국이 연간 경제 성장률 목표 달성을 이뤄낼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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