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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버그 고향은 중국, 30년간 계속 볼 지도"…섬뜩한 경고 나왔다는데

이달 4일 환경부 및 소속기관 직원들이 인천 계양산을 중심으로 활동 중인 러브버그 성체를 제거하기 위해 송풍기를 활용해 방제 작업을 하고 있다. 환경부 제공




최근까지 서울, 인천 등 수도권 도심을 뒤덮으며 시민들을 괴롭혔던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에 대해 "앞으로 30년간은 창궐할 것"이라며 장기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전문가의 경고가 나왔다.

유전체 연구를 통해 러브버그의 발생 기원을 따져봤던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신승관 교수는 최근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러브버그가 중국 산둥반도에서 유입된 외래종이며, 천적 부재, 풍부한 먹이 자원, 생태계 교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대발생했다"고 진단했다.

신 교수에 따르면 러브버그의 원산지는 중국 동남부, 대만, 오키나와 등 따뜻한 기후에서 생겨났는데 점차 기후변화에 적응하며 북쪽으로 이동해 왔다. 특히 러브버그를 해부해 유전자 검사를 해보니 한국에서 창궐했던 러브버그는 중국에서 온 종과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쪽으로 이동해 오던 러브버그가 추워서 오른쪽으로 꺾어 인천을 통해 한국으로 들어왔고, 이후 한국 기후 기후에 적응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신 교수는 "2022년부터 러브버그가 한국에서 매년 같은 패턴으로 대발생하고 있어 정착이 완료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진행자가 "원래 중남미에서 러브버그가 많이 있었지 않느냐"고 묻자 신 교수는 "중남미 종들과 한국에서 발견된 종은 아예 다른 종이다"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발견된 종은 빛과 밝은 색을 좋아하지만 중남미에서 발견된 종은 빛에도 안 끌리고, 아예 종명이 다르다. 빛을 좋아하는 러브버그의 습성상 인천항을 통해 배가 들어올 때 같이 달려서 온 것이 아니냐는 추정을 해볼 수 있다고 신 교수는 덧붙였다.

이달 3일 서울 노원구 공릉동 삼육대학교에서 소방대원들이 물을 뿌리며 러브버그 현장 방제활동을 하고 있다. 관계자는 러브버그 퇴치는 날개가 약한 개체의 특성으로 나뭇잎 아래쪽에 살수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국립생물자원관에 따르면 러브버그 암컷 한 마리는 300~500개의 알을 낳는다. 이 알들은 유충으로 부화해 약 1년간 땅속에서 서식하기 때문에, 지금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내년에도 대발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기후 적응력이 뛰어나 내년에는 더 많은 러브버그를 마주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러브버그의 활동 영역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공원, 산림, 하천변 등 자연환경을 중심으로 점점 넓어지면서 서울 은평구, 인천 계양구에 이어 내년에는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온난화와 도시의 열섬 현상은 겨울 생존에 유리한 환경을 제공해 향후 남하 가능성도 높다는 게 신 교수의 얘기다.

그러나 러브버그가 주로 서식하는 자연 산림에 살충제를 뿌리면 오히려 생태계를 교란시킬 위험이 있다. 과거 꽃매미가 기생벌 등 천적 발견으로 개체 수가 억제됐듯 러브버그도 천적 후보 생물을 찾아 사육·번식시키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신 교수는 말한다.

신 교수는 "미국 사례로 본다면 러브버그는 30년간 창궐이 지속됐다, 러브버그는 천적이 없고 낙엽을 먹어 먹이 경쟁도 없다"면서 “단기적 방제보다 생물 다양성 회복과 과학적 연구 기반의 중장기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일정 수준의 방제 노력과 함께 생태계의 다양성이 복원돼야 러브버그 발생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러브버그는 국가 단위 방제 대상 해충으로 지정되지 않았지만, 일부 지자체와 보건소는 자체적으로 모니터링과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러브버그 고향은 중국, 30년간 계속 볼 지도"…섬뜩한 경고 나왔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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