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새롭게 인공지능 기반 기술 전환(AX) 기술을 선도하는 도시로 거듭나겠습니다.”
유성훈 서울 금천구청장은 17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금천구는 강소도시지만 충분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AX 기술 선도’라는 계획의 배경에는 서울디지털산업단지(G밸리)가 있다. G밸리는 서울 유일의 국가산업단지로, 규모가 192만여 ㎡(약 58만 평)에 달한다. 과거 구로공단으로 불리며 한국 제조업의 중흥을 이끌어온 역사의 현장으로 평가받는 G밸리는 이제 전국 최대 규모의 지식산업센터 밀집 단지로 변화했다.
G밸리 1단지는 구로구, 2·3단지는 금천구에 각각 자리하고 있다. 유 구청장은 “2·3단지에만 지식산업센터 132곳이 있고 화장품 기업 600여 곳을 비롯해 1만4000여 기업이 금천 G밸리에서 성장의 꿈을 키우고 있다”며 “이를 기반으로 AX 산업을 활성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유 구청장은 지자체 주도의 AX 활성화가 현 정부의 정책과도 맞닿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공지능(AI) 개발은 기술자가 하는 것이고 자치구가 할 일은 AX”라며 “AX의 지방정부, 즉 ‘G프로젝트'에 주력해 디지털화를 뛰어넘어 지방 거버넌스의 행정혁신을 꾀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천구는 그 일환으로 AI 허브센터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AI 개발이 아닌 데이터를 모아 활용하는 방식을 정립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중소기업을 지원해주고 행정혁신을 하는 등 보다 넓은 차원의 정책을 의미한다.
문제는 예산이다. 금천구는 공군부대 부지를 G밸리의 배후지로 개발해 자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곳은 12만5000㎡(약 3만8000평)으로 서울에서 개발 가능한 마지막 대규모 단일 부지로 꼽힌다.
특히 이곳은 국토교통부의 공간혁신구역 선도사업 대상지로 확정되며 도시계획과 용적률 등에 제한받지 않고 자유롭게 개발할 수 있는 ‘화이트 존’이 됐다. 지난해 11월 공간재구조화계획 수립 용역에 착수한 금천구는 이 부지 개발 비용을 활용해 첨단산업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금천구는 이를 위해 서울테크노파크와 업무협약(MOU)을 맺기도 했다. 유 구청장은 “분당, 판교는 대기업 중심이고 강남권, 영등포는 금융권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며 “G밸리는 99%가 중소기업인 데다 AI 기업들이 모인 곳은 이 곳이 유일한 만큼 ‘DNA(Data Network AI)' 산업 집적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의 중소기업 지원 정책에는 다소 아쉬움이 있다는 게 유 구청장의 생각이다. 그는 특히 중소기업에 특화된 뚜렷한 지원책이나 방안이 없다는 점을 현 정책의 한계로 꼽았다. 개별 기업을 넘어 지역을 지원하는 인프라가 부족한 점도 문제라고 봤다. 유 구청장은 “한 센터 당 근로자 2000명 이상이 일하지만 지원시설이나 인프라가 부족하다보니 오후 10시면 도시가 ‘암흑화’된다”고 “공장 부지가 100여 개의 지식산업센터로 탈바꿈한 모습을 보기 위해 온 세계가 찾을 정도인 만큼 인프라 확충을 위한 정책 마련에도 신경 써 달라”고 촉구했다.
G밸리는 청년 인구 비율도 높다. 이곳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청년 1인 가구가 점차 늘면서 금천구의 청년 고용률은 지난해 기준 65.4%로 서울 자치구 가운데 1위다. 청년 인구 비율도 서울시 평균을 웃돈다. 유 구청장은 “청년 취업 활성화를 위해 취업 창업 네트워크 뿐 아니라 시세의 80%만 담보로 하면 입주할 수 있는 장기임대주택 등을 많이 확보하고 있다”며 “청년 1인가구를 대상으로 하는 플리마켓, 현직자와 함께하는 직업부트캠프, 청년센터를 비롯해 1호 청년사관학교가 금천구에 있는 만큼 산업통상자원부와 협업을 해 가능성과 장점을 더욱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AX 기술 선도, 중소기업 지원 인프라 확보, 청년 지원 등 금천구가 주력하는 정책들은 결국 ‘금천 발전’이라는 목표와 맞닿아있다. 유 구청장은 “금천구가 경제도시로 도약하려면 일자리가 많아야 한다. 그래야 청년들이 모이고 사람들이 모인다”며 “머무르고 싶고 살기 좋은 도시로 거듭나는 게 최우선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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