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의원 선거 참패 이후에도 당분간 유임을 고수하던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이르면 8월 중 자진 퇴진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마이니치신문은 이시바 총리가 자민당의 8월 선거 평가 총괄 발표를 전후해 사임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이시바 총리는 자민당의 아소 다로 최고고문, 스가 요시히데 부총재,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 등 역대 총리들과 회동하고, 자신의 거취에 대해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시바 총리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잔류 명분 중 하나였던 미일 간 관세 협상이 타결된 데 대해 “합의 내용을 잘 따져보지 않으면 말하기 어렵다”고 언급하며 사퇴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현직 총리가 전·현직 총리들과 일괄 회동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시바 총리가 세 사람에게 사실상 고개를 숙이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자민당은 8월 말 총괄 발표 후 지도부 책임을 판단하려 했으나 당내 중진과 젊은 의원들을 중심으로 “총재 조기 교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7월 말까지로 일정이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특히 일부 중진은 총재 선출을 위한 ‘양원총회’ 조기 소집도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자민당 지도부는 오는 29일 ‘양원 의원 간담회’를 열어 선거 총괄 작업을 시작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도부 교체 및 총재 교체 여부를 논의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기하라 세이지 선거대책위원장은 “총괄 이후 책임에 대해 분명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만일 이시바 총리가 8월 내 사임을 공식화할 경우, 다음 달로 예정된 임시국회에서 새로운 총리 지명 선거가 이뤄진다. 하지만 현재 자민당은 양원에서 과반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로, 차기 총리 지명 과정에서 야당과의 협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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