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구좌읍 세화항 인근에서 차오르는 물에 고립된 자녀 3명을 구하다 파도에 휩쓸린 40대 아빠가 끝내 숨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26일 제주해양경찰서와 제주도소방안전본부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 37분쯤 제주시 구좌읍 세화항 방파제 인근에서 "남편이 물에 빠졌다"는 119 신고가 접수됐다.
A씨는 자녀 3명과 방파제 인근에서 해조류를 채취하고 있었다. 그러다 미처 물이 차오르는 것을 알지 못했던 자녀들이 바다에 고립되는 상황에 놓였다.
A씨는 망설임 없이 바다로 들어가 자녀들을 차례로 구조했지만, 본인은 파도에 휩쓸리고 말았다.
약 5분 만에 서핑을 하던 시민 도움으로 구조됐지만 A씨는 심정지 상태에 빠졌다.
구조 당국은 심폐소생술 등을 진행한 후 닥터헬기를 이용해 제주시 소재 병원으로 옮겼으나 A씨는 숨을 거뒀다.
같은 날 제주 곽지해수욕장 인근에서 실종됐던 관광객 B 씨(30대·남)도 1시간 20분 만에 발견됐지만 결국 숨졌다.
최근 제주도 해변에서는 매년 여름철 피서객 증가로 익사 등 사망 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주로 제주 항구 또는 포구 등 주로 안전장비와 요원이 없는 소규모 해변에서 사고가 이어져 최근 5년간 24건의 사고가 발생해 사망자는 6명에 이른다.
지난 6월에도 서귀포시 서귀동 새섬 인근 바다에서 60대가 파도에 휩쓸려 숨지거나 조천읍 함덕해수욕장에서도 중학교 2학년 남학생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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