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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엄 없다” vs “괜찮은데”… 10년 만에 바뀌는 경찰 근무복 평가는 [채민석의 경솔한이야기]

경찰청, 새 근무복 시제품 공개

현장서 시연회 열었지만 혹평

경찰 내·외부에서 불만 이어져

일각에서는 "금방 익숙해진다"

경찰 신형 근무복 시제품. 연합뉴스




“위엄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게 생긴 디자인 아닌가요?”

10년 만에 새로 제작되는 경찰 근무복의 디자인이 경찰 내외부를 가리지 않고 혹평에 시달리고 있다. 경찰은 창경 80주년을 맞이해 새롭게 근무복을 제작하면서 편의성과 심미성을 모두 잡겠다는 포부를 밝혔지만 디자인 공개 초반부터 뜻하지 않은 암초를 만났다.

경찰은 지난 24일부터 전국 시도 경찰청에서 새롭게 도입되는 근무복의 1차 시제품을 공개하는 시연회를 열고 있다. 현직 디자이너 2명으로 구성된 국민대 팀이 스케치 평가를 통해 정한 디자인 기조를 시제품으로 형성해 현장 근무자들에게 공개, 높게 평가받은 기조의 모델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개선복제에 착수하겠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일부 근무복 디자인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 외부로 유출됐다. 공개된 사진에 따르면 남색 근무복 상의의 가슴팍에는 흰색 줄무늬가 그려져 있었고, 오른팔에는 태극기가 붙어 있었다. 다른 근무복은 옅은 회색과 짙은 회색이 혼용된 점퍼 형태의 디자인이었다.

공개된 디자인을 본 경찰 내부에서는 혹평이 쏟아지고 있다. 경찰 내부 커뮤니티에서 일부 경찰관들은 “공장장이 입는 옷 같다”, “등산복이냐”, 권위라고는 찾아볼 수 없게 생겼다”고 비판했다.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올라온 사진을 본 경찰이 아닌 일반 누리꾼들의 시선도 곱지 않다. 특히 ‘경찰의 권위가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 시민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 누리꾼은 “과거 고(故) 앙드레김 디자이너가 제작한 옅은 하늘색 경찰복이 가장 경찰답고 좋았었는데,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며 “그 이후로는 계속 악화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곧 익숙해질 것’이라는 의견도 등장했다. 현재 복제이자 지난 2015년 도입된 옅은 남색과 짙은 남색 조합의 근무복이 처음에는 비판을 받았지만, 금방 경찰관 이미지로 자리를 잡았다는 것이다. 몇몇 경찰관들은 “편리해보이고 디자인도 나쁘지 않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경찰 신형 근무복 시제품. 연합뉴스




한편, 경찰은 1984년을 시작으로 10년 단위로 총 4회에 걸쳐 경찰 복제 개선 사업을 벌였다. 이번 5차 경찰 복제 종합 개선은 2015년 4차 개선 후 10년 만이다.

앞서 지난 2월 경찰청은 강추위 속 잇따른 집회와 시위 등으로 외근이 잦은 기동대원을 위해 방한 점퍼를 도입하는 한편 기동성 측면에서 혹평을 받은 근무복도 통기성이 좋은 소재로 바꾸겠다는 내용의 복제 개선 방침을 공개한 바 있다.

당시 경찰청은 설문 조사를 통해 가장 낮은 평점을 받은 점퍼, 기동복, 외근 복장 등을 개선 대상으로 선정했다. 지난해 진행한 사전 연구에 따르면 경찰의 겨울 점퍼는 외피가 얇고 솜 충전재를 사용해 혹한기 근무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기동복 역시 유연하지 않은 소재로 만들어져 활동성이 떨어지고 통기성이 부족해 현장에서 “양복을 입고 뛰어다니는 기분”이라는 불만이 제기돼왔다.

이에 경찰청은 보온성·활동성을 높이기 위해 충전재 삽입형 겨울 파카 도입을 추진하는 한편 외근복·기동복에 대해서도 경찰은 군대의 ‘컴뱃 셔츠’나 소방의 주황색 티셔츠 등을 참고해 경찰만을 위한 기능성 신소재 개발을 검토한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심미성도 당시 경찰이 밝힌 고려 대상 중 하나였다. ⁠경찰은 복제나 장구·제화 등에 대해 현장 요구에 따라 개별적으로 개선을 진행했지만 함께 착용했을 때 디자인이 조화롭지 못하고 기능이 서로 충돌한다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균형 디자인’도 방점을 두고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전하기도 했다.

이번에 디자인이 공개되면서 심미성과 관련한 문제가 제기되고 여론이 악화되자 경찰청은 아직 디자인이 확정된 것이 아니라며 현장 근무자 평가를 반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청 관계자는 “비판 여론은 시도청 순회의 취지가 현장근무자가 기조를 선택하도록 하는 것을 간과하고 있다”며 “최종안은 시범착용, 기능성 테스트를 통해 10월말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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