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면 온도 상승과 서식 환경의 변화로 올해도 해파리가 대량 발생했다. 해파리가 대량으로 출현하면서 어획량 감소를 우려하는 어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으며, 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들의 해파리 쏘임 피해 사례도 발생했다.
29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부로 해파리 대량발생 위기경보 ‘경계’ 단계를 발령했다. 해파리 대량발생 위기경보 단계는 관심 → 주의 → 경계 → 심각으로 이어진다. 지난해 7월 해파리 피해가 국가자연재난으로 지정되면서 경보와 대응 체계가 달라졌다. 올해부터는 9개 광역해역 중 해파리 예비주의보 2개 해역 및 해파리 주의보 1개 해역 발표 시 경계 단계가 발령된다. 기존 전남과 경남 해역에 주의보가 내려진 상태에서 울산·경북 동해 앞바다에 예비주의보가 더해져 경계 단계가 됐다.
전남과 경남 해역은 보름달물해파리 발생량이 많았다. 보름달물해파리는 독성이 약해 인체에 큰 해를 끼치지 않지만, 어업 피해가 많다. 반면 울산·경북 동해는 노무라입깃해파리가 많았다. 노무라입깃해파리는 최대 길이가 2m에 달하는 몸집이 큰 해파리로 독성이 강해 해수욕장 피서객의 쏘임 피해와 함께 어구 파손, 조업 손실, 어획물 상품성 저하 등을 가져오는 해파리다.
올해 첫 경보는 지난 6월 4일로 해수부는 해파리 대량발생 위기경보 ‘관심’ 단계를 발령하며 해파리 출현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다. 그리고 사흘 뒤인 7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중문색달해수욕장에서 30대 관광객 A씨가 해파리에 쏘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부산에서 제주를 찾은 A씨는 두 다리 저림 증상을 호소했으며, 119 구급대에 의해 응급처치받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남해와 동해안에선 어획량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최대 200㎏에 달하는 해파리가 그물에 걸리면 그물이 찢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물 안에서 해파리 떼에 물고기가 눌리면 폐사되거나 손상돼 상품성에도 영향이 크다.
부산에서 근해 어업을 하는 이모(67) 씨는 “해파리가 한 번 들어오면 그물이 다 찢겨나간다”며 “작년에도 며칠 조업을 망쳤는데, 갈수록 해파리가 늘어나는 것 같다”고 걱정했다.
해수부는 “해파리 특보가 발표된 해역의 지자체 등 관계기관과 협업해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신속히 대응해 나가겠다”라며 “어업인과 해수욕장 이용자 등 국민 여러분께서는 해파리 쏘임사고 등 안전사고에 각별히 유의해 주시고, 해파리 발견 시 모바일 웹(해파리 신고)으로 적극 신고를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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