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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 조기 진단 문턱 낮춘다

표준연 의료융합측정그룹, 초고감도 체외 진단 플랫폼 개발

생체지표 천조분의 1g 이하까지 검출하는 초고감도·고신뢰도 체외 진단 플랫폼

표면증강 라만분광법(SERS) 기반 초고감도 다중 정량 검출 플랫폼을 개발한 표준연 연구진. 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KRISS 백아름 선임연구원, 김령명 선임연구원, 유은아 책임연구원. 사진제공=KRISS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은 KRISS 의료융합측정그룹이 분자가 가진 고유한 광학 신호를 수억 배 이상 증폭해 체액 속 극미량의 알츠하이머병 생체지표(바이오마커)들을 정확히 검출하고 정량화하는 진단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간단한 체액 검사만으로 생체지표들을 초고감도·고신뢰도로 정량 검출할 수 있어 기존 영상 진단법의 한계를 보완하고 질병의 조기 진단과 치료 모니터링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알츠하이머병은 뇌 신경세포가 점차 손상되면서 기억력·사고력 등 인지 기능이 서서히 저하되는 대표적인 퇴행성 뇌질환이다. 전 세계 치매의 약 60~70%를 차지할 정도로 흔하지만, 아직 근본적 치료제가 없어 조기 진단과 지속적인 관리가 중요하다.

현재 알츠하이머병은 주로 PET·MRI 등을 활용한 영상 장비로 진단한다. 다만 검진 비용이 1회당 100만원 이상으로 높고 특수 시설이 필요하다는 한계가 있다. 또한 질환이 일정 수준 이상 진행한 후에야 영상 관측이 가능해 발병 초기에는 감지가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이보다 간편한 체액 검사 방식은 정확도가 낮아 신뢰성 있는 진단법으로 활용되지 못했다. 우리 뇌에 존재하는 펩타이드인 아밀로이드 베타(Aβ) 42와 40은 알츠하이머병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생체지표로, 체내에서 두 펩타이드를 검출해 비율을 산출하면 알츠하이머병의 진행도를 조기 진단할 수 있다. 다만 기존 분석 방식인 효소면역측정법(ELISA)의 검출 성능으로는 혈액·뇌척수액 등 체액에 들어있는 극저농도의 두 펩타이드를 동시에 정확하게 검출하기 어려웠다.



KRISS 의료융합측정그룹은 기존 체액 검사 방식보다 약 10만배 이상 더 민감하면서 여러 개의 생체지표를 정확히 구별해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표면증강 라만분광법(SERS) 기반 초고감도 다중 정량 검출 플랫폼’을 개발했다. SERS란 빛이 분자와 만나 생기는 고유한 신호를 금속 나노구조로 크게 증폭해 극히 적은 양의 분자까지도 정확하게 검출하는 분석 기술이다.

연구진은 단일 입자에서 강하고 균일한 SERS 신호를 개별 감지할 수 있는 해바라기 모양 단면의 식별 가능한 다종 금 나노입자를 개발했다. 이는 기존 구형 금 나노입자의 입자 간 거리에 따른 불균일한 신호 문제를 극복하고, 입자 내부와 표면 전체에 고밀도로 균일한 신호 증폭 지점을 형성해 단일 입자에서도 강하고 재현성 높은 신호를 구현한다. 이를 통해 표적물질 농도에 비례하는 우수한 정량성을 확보했으며 서로 다른 표적물질의 동시 검출도 가능해졌다.

연구진은 고유 ID를 부여한 다중 검출용 SERS 나노입자를 적용해 Aβ42와 Aβ40을 검출한 결과 천조분의 1그램 이하 수준(8.7×10-17g/mL, 1.0×10-15g/mL)의 극미량을 정량적으로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민감도와 검출범위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다중 정량 검출 성능이다.

KRISS 의료융합측정그룹 유은아 책임연구원은 “이번에 개발한 검출 플랫폼은 저비용으로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다양한 생체지표에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다”며 “알츠하이머병뿐만 아니라 암, 뇌 질환, 감염병 등 다양한 질환의 조기·신속 체외 진단 및 모니터링에 활용할 수 있어 범용성이 높고 상용화에 유리한 기술”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분석 화학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Biosensors & Bioelectronics(IF: 10.5)에 4월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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