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사진)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3일 한미 관세 협상에서 ‘쌀 등 농산물이 추가로 개방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쌀과 소고기 추가 개방은 없다. 분명한 사실”이라고 일축했다. 미국에 3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약속한 것과 관련해선 “(미국이 투자 대상 사업을) 정해놓고 거기에 우리가 무조건 돈을 대는 구조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이날 KBS에 출연해 “(농축산물에) 검역 절차 단계를 줄이는 등 기술적 논의야 있을 수 있지만 쌀·소고기 등에 추가로 비용을 지불할 일은 없다”고 설명했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농산물 개방 추가 요구가 나올 수 있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도 “통상과 관련된 사안은 이번에 다 마무리됐다”고 선을 그었다.
3500억 달러 투자 펀드에 대해 그는 “미국이 모든 투자처를 결정한다고 하지만 이는 정치적 표현일 뿐 주권 국가 간 약속을 한 것인데 상대가 돈을 대라고 해서 무조건 대는 나라가 어디에 있겠느냐”고 했다. 김 실장은 “어떤 사업에 투자할지 모르는 상태로 이뤄지는 투자는 5% 미만으로 비중이 작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나름대로) 사업이 적정하다고 판단되면 무역보험공사나 수출입은행 등이 (보증이나 대출을) 하게 되는 것”이라며 “결국 투자펀드 조성은 ‘보증 한도’를 3500억 달러로 설정했다는 뜻으로 해석하는 게 가장 정확하다”고 자신했다.
김 실장은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로 대표되는 조선 분야 협력 카드가 이번 협상 타결에 결정적 요인이었다고도 했다. 스튜디오에서 ‘마스가 모자’도 공개했다. 김 실장은 “우리가 디자인해서 미국에 10개를 가져갔다”며 “이런 상징물을 만들 정도로 혼신의 노력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또 “마스가 프로젝트만 해도 미국 군함 건조 사업 등을 할 텐데 우리 기업들도 들어가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어 “지분투자의 경우도 국책은행뿐만 아니라 민간이 상당 부분 들어와야 하고 실제로도 들어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짚었다. 자동차 관세가 15%로 설정된 것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아픈 대목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반쪽짜리가 된 것”이라고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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