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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우크라·가자에 관심 갖는 트럼프…"그 뒤엔 '은둔의 영부인' 있어" [글로벌 왓]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지구에 방관적인 태도를 보여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들어 사태에 적극 개입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생각을 바꾸게 된 배경에는 영부인인 멜라니아 트럼프의 ‘조용한 힘’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9일(현지 시간) 이같이 전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2기 정부 출범 후 아내가 자기 생각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점점 더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며 “아내를 최고의 여론조사원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특사인 키스 켈로그의 딸인 메건 몹스 RT웨더맨 재단 회장은 최근 텔레그래프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멜라니아 여사의 조언을 소중히 여긴다"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 변화는 부인 멜라니아 여사의 '조용한 힘' 덕분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본인도 지난달 우크라이나에 대한 신규 무기 지원을 발표하면서 멜라니아 여사의 영향을 암시한 바 있다. 그는 "집에 돌아가 '나 오늘 블라디미르(푸틴 러시아 대통령)와 통화했어. 훌륭한 대화를 나눴어'라고 이야기하면 아내는 이렇게 답한다. '그래요? 다른 도시가 또 공격당했던데요'라고 말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멜라니아 여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우크라이나 측에 지지 의사를 보여왔다. 전쟁 초기 소셜미디어에서는 팔로워들에게 "무고한 사람들이 고통받는 모습에 가슴이 아프고 끔찍하다"라며 적십자사 기부를 독려한 적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 이후 우크라이나에서는 멜라니아 여사에 대한 인기가 치솟으며 그녀를 ‘배네 게세리트’라고 칭했다. 베네 게세리트는 SF 소설 ‘듄’ 시리즈에 등장하는 여성 초인 집단으로 정치 공작 등으로 배후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슬로베니아 태생인 멜라니아 여사는 사회주의 체제와 정정 불안, 민족·지역갈등, 분출하는 민주화 요구 등을 지켜보며 성장기를 보내다가 미국으로 건너온 동유럽계 이민자 출신 미국인이다. 우크라이나 등 구소련 동유럽 지역에 대한 이해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주민들이 굶주리고 있는 현실을 인정한 것도 멜라니아의 입김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편을 들며 전쟁으로 인한 가자지구 참상에는 별로 관심을 두지 않는 모습을 보이다가 지난달 말 영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가자지구의) 아이들이 매우 배고파 보였다. 우리는 많은 사람, 특히 아이들을 살릴 수 있다. 그건 진짜 굶주림으로, 속일 수 없다. 그렇기에 우리는 더 깊이 개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디언은 트럼프가 부인을 추켜세우는 것이 여성 유권자들의 환심을 사는 전략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가디언은 "멜라니아를 통해 트럼프는 다양한 유권자들에게 어필할 기회를 얻는다"며 "트럼프에게 그녀는 필요할 경우 의견을 바꾸는 구실을 제공한다"고 분석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공식 인터뷰를 거의 하지 않지만 드물게 인터뷰에 응한 적이 있고 자서전도 펴냈다. 그는 올해 초 폭스뉴스 토크쇼에 출연해 "어떤 사람들은 나를 대통령의 아내로만 보지만, 나는 내 두 발로 딛고 선 독립적인 사람"이라면서 "나는 내 나름의 생각이 있다. 남편의 말이나 행동에 항상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남편에게 조언하는데, 가끔 그는 들을 때도 있고 그러지 않기도 한다. 그래도 괜찮다"고 말했다.

여사는 또 과거 코로나19 백신이나 낙태 문제와 관련해 남편과 충돌한 적이 있다고 지난해 출간한 자서전에서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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