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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 정적까지 감탄한 오바마 연설의 비결

■백악관 말하기 수업(테리 수플렛 지음, 현대지성 펴냄)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세계에서 가장 연설을 잘 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품격 있는 단어와 유려한 제스처, 슬며시 미소 짓게 만드는 세련된 유머까지. 오바마의 말에는 평소 그의 정치적 행보에 동의하지 않았던 사람들까지도 마음 깊이 박수를 보내게 되는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

이런 인물을 임기 내내 밀착 수행했던 연설문 작성자가 그의 곁에서 습득한 '말하기 비결'을 전수한다. 게다가 저자 자신이 가진 일종의 ‘발표 공포증’을 해소하기 위해 파헤친 노하우라니 더욱 귀가 솔깃하다.

실제 책에는 상당히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조언들이 많다. 예컨대 스피치에 자신 없다는 이유로 충분한 내용 정리 없이 일단 원고부터 작성하는 일은 좋지 않은 결과를 부를 수 있다. 그래서 저자는 50-25-25 법칙에 따라 전체 시간의 50%는 생각과 연구 등 내용 정리에, 25%는 원고 작성에, 나머지 25%는 다듬기와 예행 연습에 쓰는 방식으로 시간을 배분한다. 또 우리가 흔히 "무엇을 말하느냐보다 어떻게 말하느냐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이 조언은 틀렸다고 전한다. 실제로 중요한 것은 마음을 울리는 메시지다. 건배사를 한다면 참석자들이 결속력을 느낄 수 있게, 봉사나 기부를 호소하는 연설이라면 사람들이 기꺼이 동참할 수 있게 하는 메시지를 고민해야 한다.



단순한 전략과 방법을 넘어서는 말하기의 본질에 관한 통찰도 흥미롭다. 저자는 왜 오바마의 말이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느냐에 대해 “오로지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자신의 목소리로 전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 말하기가 두려운 이유의 근본에는 ‘내가 과연 이 자리에서 말할 자격이 있을까. 내 이야기에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까’라는 불안이 있다. 그러니 말하기를 위한 연습은 나만이 가진 중요한 이야기가 있고 이 가치 있는 이야기를 전할 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는 사실을 믿을 때 비로소 시작할 수 있다. 이후로는 그 이야기를 잘 다듬고 나답게 말할 수 있도록 발전시키면 된다.

스피치의 끝은 언제나 희망이어야 한다는 점도 중요하다. 결말은 사람들이 가장 오랫동안 기억하는 순간이기에 침울하거나 혼란하게 끝나서는 안 된다. 사람들은 변화가 가능하다고 믿을 때만 행동한다. 누군가를 설득해 행동하게 하고 싶다면 결코 희망의 힘을 과소 평가해서는 안 된다,

저자는 이밖에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첫 문장 설계법부터 사소한 경험을 탁월한 메시지로 바꾸는 스토리텔링 공식 등을 전한다. 또 여전히 어떤 이야기를 할지 모르겠다는 사람들을 위해 생각 포인트와 질문지 등을 함께 제시해 누구나 자기만의 이야기와 목소리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 오바마의 말하기 비결이라지만 대규모 청중을 상대로 연설하는 정치인뿐 아니라 매일 누군가와 대화하고 있는 우리 모두에 도움이 될 조언들이 가득하다. 1만 9900원.

정적들도 박수치게 만드는 오바마 연설의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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