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펜타곤)가 수개월째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미사일을 이용한 러시아 본토 공격을 차단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백악관이 러시아를 종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이를 활용 중이며 이로 인해 우크라이나의 작전이 제한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 국방부가 올해 늦봄부터 자국산 장거리 미사일인 에이태큼스(ATACMS)의 러시아 내 표적에 대한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고 23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미국은 최소 한 차례 이상 우크라이나의 사용 요청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때인 2023년부터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 수백 발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했다. 처음에는 확전 우려로 러시아 영토 내 표적 타격을 제한했지만 북한군이 참전한 뒤인 2024년 가을 이를 해제했다.
WSJ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엘브리지 콜비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이 미사일 사용 승인 절차에 대한 ‘검토 메커니즘’을 만들었고 이 절차의 최종 결정권자는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라고 밝혔다. 특히 적용 대상에 미군의 표적 데이터에 의존하는 영국 장거리 순항미사일 스톰섀도 등 유럽 동맹국 제공 무기까지 포함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평화 협상을 추진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 제한을 풀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소셜미디어에서 “공격하지 않고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말한 바 있다. 미국 당국자들이 ‘장거리 미사일 사용을 독려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공세로 마음을 바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백악관 행사에서 2주 후에도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과 관련한 진전이 없으면 “매우 중요한 결정을 할 것”이라며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관세 등 압박 가능성을 언급했다. “아무 것도 안 하고 ‘이건 당신들 전쟁’이라고 할 수도 있다”며 중재 포기도 선택지 중 하나임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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