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별검사팀(특별검사 민중기)이 수사 개시 두 달 만에 김건희 여사를 구속 기소했다. 전직 대통령의 부인이 구속 기소되는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며 전현직 대통령 부부가 동시에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된 것 또한 전례가 없다.
특검팀은 29일 오전 김 여사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관련 자본시장법 위반, 명태균 씨를 통한 공천 개입 의혹에 따른 정치자금법 위반, ‘건진법사’ 전성배 씨와 통일교 이권 청탁 의혹에 따른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 세 가지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김 여사가 취득한 범죄수익을 약 12억 원으로 특정하고 이 가운데 10억 3000만 원에 대해 추징 보전을 청구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와 관련해 특검팀은 김 여사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 등과 공모해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시세를 조종하고 약 8억 1000만 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단순한 ‘전주(錢主)’가 아니라 핵심 공모자로서 역할을 했다는 게 특검팀의 판단이다.
1차 ‘작전’ 당시 김 여사는 주포에게 16억 원이 든 증권 계좌를 맡기고 손실보전금 4700만 원을 받았고 이후 주식 처분 과정에서는 이 전 대표에게 20억 원 상당의 계좌를 맡기며 수익의 40%를 배분하기로 합의했다. 특검팀은 이러한 정황에 비춰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지했고 통정·이상거래 3800여 차례를 통해 시세 차익을 거둔 것으로 결론 내렸다.
특검팀 관계자는 “김 여사가 주가조작에 대한 인식과 역할 분담이 충분히 있었다고 판단했고 증거도 다수 확보했다”며 “구체적인 공소사실은 공개할 수 없으나 주가조작 과정에서 가장매매를 통한 시세조종 행위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또한 공소장에 포함됐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공모해 2021년 6월부터 2022년 3월까지 명 씨로부터 총 2억 7000만 원 상당의 공표·비공표 여론조사 58회를 무상으로 제공받았다고 판단했다. 김 여사와 윤 전 대통령은 그 대가로 2022년 6·1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등이 공천을 받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팀은 이와 관련해 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검토했으나 여론조사가 이뤄진 2021년 6월 당시 김 여사가 공무원 신분이 아니었던 점과 대가성 인정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만 기소하기로 했다. 윤 전 대통령과 명 씨에 대해서는 추가 수사를 진행한 뒤 기소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특검팀은 이어 김 여사가 전 씨와 공모해 2022년 4월부터 같은 해 7월까지 통일교 관계자로부터 통일교 지원 청탁을 받고 80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것으로 판단했다. 전 씨는 금품을 전달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특검팀은 진술과 증거를 종합할 때 김 여사가 실제로 받은 것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여사는 이날 특검팀의 구속 기소 결정 직후 입장문을 통해 “국민께 심려를 끼친 이 상황이 참으로 송구하고 매일이 괴롭지만 어떠한 경우에도 변명하지 않겠다”며 “가장 어두운 밤에 달빛이 밝게 빛나듯이 저 역시 저의 진실과 마음을 바라보며 이 시간을 견디겠다”고 밝혔다. 특검팀의 구속 기소로 김 여사는 1심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최장 6개월까지 구속 상태가 유지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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