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서울 강남구 압구정2구역 재건축에 현대자동차 그룹 등 계열사 역량을 총 집결해 건설 업계 최초로 '로봇 친화형 단지'를 조성한다. 무인 셔틀이 단지 내 운영 되고 무인 로봇이 각종 택배를 문 앞까지 운반하는 등 '로봇 기반 스마트시티 모델'을 압구정2구역에 도입시킨다는 계획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10일 “단지 설계부터 로봇 운용을 고려해 동선과 시스템을 최적화하고 엘리베이터와 자동문, 통신망까지 로봇과 연동되도록 설계해 로봇이 단지 내 전 구간을 완전 자율주행 수준으로 이동하게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우선 현대건설은 단지 내 무인 셔틀을 도입한다. 실시간 승객 수요에 맞춰 노선과 운행 시간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현대·기아차의 수요응답형 모빌리티 서비스 플랫폼 '셔클'이 투입된다.
맞춤형 이동 서비스가 가능한 '퍼스널 모빌리티 로봇'도 도입한다. 소형 자율주행 모바일 플랫폼을 기반으로 쇼핑을 하고 돌아올 때 무거운 짐을 집 앞까지 실어준다. 안면 인식 등을 통해 배달 사고 없이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배송해 준다.
안전을 위한 무인 소방 로봇도 투입된다. 열화상 카메라와 특수 장비를 통해 소방 인력 진입이 제한되는 화재 현장에서도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전기차 충전 로봇도 선보일 예정이다. 차량이 충전구역에 진입하면 로봇이 스스로 충전구를 열고 케이블을 연결한 뒤 충전을 시작한다. 충전이 끝나면 자동으로 케이블을 분리하고 차주에게 알림을 보낸다. 충전 과정 중 발생할 수 있는 과열이나 사고 위험도 실시간으로 감지한다. 입주민이 외부에 있어도 쉽게 충전할 수 있는 기술이다.
단지 내 상가 주차장에는 발렛 주차 로봇을 적용하기로 했다. 지정된 위치에 차량을 세워두면 로봇이 바퀴를 들어 올려 빈 곳에 주차하는 방식이다. 좁은 공간에서도 정밀하게 이동할 수 있어 동일 면적에 더 많은 차량을 수용할 수 있다.
현대건설은 이같은 로봇 서비스를 위해 현대차그룹 로보틱스랩·현대로템·현대위아 등 계열사 역량을 모았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압구정2구역은 이동과 편의, 안전, 전기차 충전, 주차까지 아우르는 차별화된 로봇 솔루션을 적용하는 첫 도시"라며 "사람과 로봇이 공존하며 다양한 기술과 서비스를 적용한 미래 주거문화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압구정2구역에 단독 입찰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시공사 선정 여부는 이달 27일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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