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됐던 우파 논객 찰리 커크의 암살 이후 그의 죽음을 조롱했다는 이유로 해고당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커크의 죽음을 계기로 미국 사회의 분열 양상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까지 최소 15명이 찰리 커크의 죽음을 온라인에서 언급했다가 해고 혹은 정직 처분을 받았다. 교사, 공무원, 비밀경호국 직원 등 공공 부문은 물론 항공사, 방송국 등 민간 부문 직원들도 예외가 아니다. 이러한 흐름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이 자리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고위 공직자들과 우파 인사들은 커크에 대한 비판성 발언을 ‘혐오 발언’으로 규정하며 ‘무관용’ 방침을 공공연히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용의자가 특정되기 전부터 이번 사태가 “급진 좌파의 짓”이라고 주장하며 보복을 운운했다. 이를 두고 트럼프 행정부가 커크 추모를 반대파 탄압에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P통신은 “미국 우파는 좌파의 ‘캔슬 컬쳐’(본인과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보이콧하고 조리돌림하는 행위)를 줄곧 비판해왔지만 커크의 사망 이후에는 그를 폄하하던 사람들의 삶과 경력을 뒤엎으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민 단체 파이어(FIRE)의 윌 크릴리 법률이사는 “정부가 민간 기업에 압력을 가해 검열하도록 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 수정헌법 1조를 위반한다”고 주장했다.
진보 진영 역시 갈등을 부추긴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들은 커크를 추모한 유명인들에게 악성 댓글을 퍼붓는 방식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유명 록밴드 콜드플레이의 크리스 마틴과 배우 크리스 프랫 등은 추모 발언을 했다가 일부 네티즌들로부터 “커리어를 내던졌다” “해고당하길 바란다” 등 비난에 시달렸다. 한편 커크가 운영했던 청년 보수단체 ‘터닝포인트 USA’는 21일 애리조나주 스테이트팜 스타디움에서 추도식을 연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 J D 밴스 부통령 등 정부 고위급 인사들이 대거 참석할 것으로 알려지며 마가(MAGA) 진영의 정치 행사가 될 전망이다. CNN은 “이 행사는 찰리 커크에 대한 정치적 반응을 더욱 증폭시킬 수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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