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뉴욕타임스(NYT)를 상대로 150억 달러(약 20조 7000억원) 규모의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한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 시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오늘 나는 미국 역사상 최악으로 타락한 신문 중 하나이자 급진 좌파 민주당의 대변인이 된 NYT를 상대로 150억 달러 규모의 명예훼손 및 비방에 대한 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NYT가 지난해 대선에서 자신의 경쟁자였던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을 지지한 것을 지목했다. 그는 “NYT가 해리스를 지지하는 사설을 1면 정중앙에 게재한 것은 전례없는 일”이라며 “나는 이를 사상 최대 규모의 불법 선거자금 기부로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신문이 수십 년 간 “당신들이 좋아하는 대통령(나), 내 가족, 사업, 아메리카 퍼스트 운동, MAGA, 그리고 우리나라 전체에 대해 거짓말을 일삼아 왔다”며 “한때 존경받았던 이 ‘쓰레기 신문(rag)’에 책임을 묻게 돼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명시한 명예훼손 배상액은 150억 달러로, 이는 NYT의 현 시가총액(96억5000만 달러)을 훨씬 웃도는 규모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미국 내 주요 언론사들을 상대로 거액의 소송을 제기해 왔다. 지난해 11월에는 파라마운트의 자회사 미국 CBS 방송이 간판 프로그램인 ‘60분(60 Minutes)’을 통해 대선을 앞두고 해리스 전 부통령의 인터뷰를 방송하며 그에게 불리한 내용을 삭제했다고 주장하며 200억 달러(약 28조원)의 소송을 냈다. 이후 파라마운트 이사회는 소송에서 이길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한데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1600만 달러의 합의금을 제공하고 소송전을 마무리했다. ABC와도 거액의 법적 다툼을 벌였다. 2024년 3월 ABC의 한 앵커가 방송에 출연한 공하당 하원의원에 “강간 협의로 기소된 트럼프를 왜 지지하느냐”고 질문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재판에선 강간이 아닌 성추행 혐의만 인정됐는데, ABC 간판 앵커가 방송에서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걸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이 확정된 뒤 2024년 12월 ABC는 대통령 도서관에 1500만 달러를 기부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트럼ㅍ 대통령은 이 외에도 지난 7월 자신과 제프리 엡스타인 간 ‘외설 편지’ 의혹을 보도한 월스트리트저널(WSJ)을 상대로 100억 달러 규모의 명예훼손 소송을 냈다. WSJ 보도 이후 NYT가 관련 내용을 추가 보도하자 NYT에 대해서도 100억 달러의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위협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