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만난 한·중 외교장관이 양국 관계 발전의 기대감을 교환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내달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참석을 재차 요청했고,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은 중국이 최근 강조하고 있는 글로벌 거버넌스 이니셔티브 강화에 한국의 동참을 요구했다.
조 장관은 17일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취임 후 처음 열린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왕 부장에게 “지난 7월 전화 통화한 이후에 이렇게 베이징에서 만나서 대단히 기쁘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지난달 이재명정부 특사단 파견과 이달 초 우원식 국회의장의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 참석 등을 언급하며 “앞으로도 국민들 간의 좋은 감정을 계속 잘 만들어 나가면서 한·중 관계가 더 성숙되고 깊이 있게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그는 "10월 말에는 경주에서 APEC 정상회의가 개최된다"며 시 주석의 APEC 참석을 재차 요청했다. 조 장관은 이어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APEC이 한국에 이어 내년에 중국에서 개최되는 것은 뜻깊은 일”이라며 “이를 계기로 APEC의 발전뿐 아니라 한·중 관계도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왕 부장은 조 장관 일행의 방중을 환영하며 “중국과 한국은 가까운 이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확실히 자주 만나고 많이 교류할 필요가 있다”며 “이는 양측이 더 깊이 이해하고 오판을 피하며 상호 신뢰를 높이고 협력을 심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왕 부장은 최근 갯벌에서 조난당한 중국인을 구하다 순직한 고(故) 이재석 경사를 언급하며 “희생에 애도를 표하고 유가족에 대한 진심 어린 위로를 전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지난 6월 중국 장자제에서 목숨을 걸고 10여명의 한국 승객의 안전을 지킨 중국인 운전기사를 거론하고 “양국 간의 감동적이고 우호적인 이야기가 많아 이를 발굴하고 홍보할 필요가 있다”며 “좋은 인식과 우호적인 감정을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시 주석이 최근 국제사회에 제안한 글로벌 거버넌스 이니셔티브를 들면서 전후 국제 질서를 더욱 공정한 방향으로 이끌어야 한다고도 당부했다.
이날 회담에 중국 외교부에서는 왕 부장 외에 쑨웨이둥 부부장(차관), 류진쑹 아주사장(아시아국장), 천샤오춘 아주사 부사장(부국장), 궈자쿤 대변인 등이 배석했으며 한국 측에서는 조 장관과 김한규 주중국대사대리, 외교부에서 강영신 동북중앙아국장, 김선영 양자경제외교국장, 백용진 한반도정책국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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