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18일 "정부는 군사적 긴장 완화와 남북 신뢰 회복을 위한 조치를 출범 초기부터 취했고, 앞으로도 이런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통일부 주최 '2025 국제한반도포럼'(GKF)에 보낸 축사에서 "남북 분단은 한반도의 지리적, 정서적, 상상력의 공간과 발전의 토대를 제약하고 국민의 통합을 헤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제는 남북 간 대립과 적대의 시대를 끝내야 한다"고도 했다. 축사는 임웅순 국가안보실 2차장이 대독했다.
이 대통령은 "올해는 광복 80주년으로, 지난 80년 동안의 빛나는 성과에도 우리는 분단과 대결의 시대를 여전히 청산하지 못하고 있다"며 "분단 앞에 합리와 실용은 설 자리를 잃는다. 또 분단은 발전의 토대를 제약하고 국민의 통합을 해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저는 광복절 경축사에서 평화공존과 공동 성장으로 한반도의 새 시대를 열자고 밝혔다. 남북 간 대립과 적대를 끝내야 한다"며 "천릿길도 한 걸음이라는 말처럼 대화 복원이 그 시작이 될 것이다. 신뢰는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북 간 기존 합의 가운데서도 실행할 수 있는 사항을 찾아서 준비할 것"이라며 "대화와 협력의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실제 이재명 정부는 지난 6월 출범 직후 북한과 대화를 재개하기 위해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과 철거, 대북 라디오·TV 방송 중지 등을 선제적으로 실행했다.
이를 뒷받침 하듯 이 대통령은 "변화된 남북관계와 국제정세 상황을 반영해 평화공존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할 제도를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상대방의 즉각적인 호응이 없다고 해서 낙담하거나 멈추지 않겠다. 엉킨 실타래일수록 인내심을 갖고 차근차근 풀어야 한다"며 "긴 안목으로 대립과 적대의 시대를 끝내고 남북이 함께 잘 사는 평화공존·공동성장의 한반도 새 시대를 열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정의란 무엇인가’ 샌델 교수 만난 李 대통령 “민주주의는 현실적 이익"
이 대통령은 국제한반도포럼 참석차 방한한 미국의 정치철학자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도 만났다. 그는 “4년 전쯤에 저희가 화상으로 대화를 나눴었는데, 그때도 교수님에게서 참 많은 가르침을 받았지만, 교수님이 말씀하시는 정의로운 사회, 최근에 말씀하신 평화 배당 같은 개념들도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아주 각별한 느낌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상식적이고 그야말로 정의로운 사회라고 하는 게 말로는 쉽지만, 현실에서는 매우 어려운게 사실”이라며 “전세계가 정치적 혼란도 많이 겪고, 특히 극우의 발호 때문에 사회적 안전성도 저해되고 있는데, 대한민국은 어려운 과정을 겪긴 했지만 빛의 혁명 통해서 정말로 정의로운 사회를 향한, 그야말로 민주적인 사회, 연대 공동체 이런게 현실사회에서 만들어져 나가는 모범이 되어가고 있지 않나 하는 자부심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정의에 대해서 말씀을 많이 하셨지만 평화라고 하는 게 비용과 손실이 아니라 현실적 이익이라는 점도 많이 알려지면 좋겠다”며 “교수님이 말씀하신 평화배당이라고 하는 개념도 아주 저한테 재미있게 다가왔는데, 미국도 그런 평화배당을 얻게 되었지만, 대한민국도 이제 좀 평화체제 구축이 되어서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평화배당을 얻을 수 있으면 참 좋겠다”고 강조했다.
샌델 교수는 화답하듯 “평화배당을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서 경제, 민주적인 배당까지 이야기해볼 수 있을 것 같다. 한반도에 평화를 구축할 수 있다면, 이를 통해 대한민국 뿐 아니라 주변 많은 국가들의 양극화도 해결할 수 있다면 그 또한 민주주의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 역시 이에 “우리가 민주주의나 정의, 평화라고 하는게 우리의 일상과 많이 동떨어진 이상적인 가치나 이념의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게 아주 현실적 이익이다라는 점을 생각하기 어렵다”며 “교수님 같은 영향력 있는 분들이 평화가 바로 현실적 이익일 수 있다, 정의가 현실적 이익일 수 있다 말씀해주시는 건 정말로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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