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세 무뇨스 현대차(005380) 사장이 최근 미국의 관세정책에 따른 한국·일본 자동차 관세 격차 확대에 대해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회장의 도전 정신으로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강조했다. 자동차 품질 향상, 신시장 창출 등에 일단 집중하며 한미 양국이 일본과 동일한 조건의 무역 합의를 도출할 때까지 경쟁력을 유지하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무역 협상으로 한국과 일본 자동차에 15%의 관세를 적용하기로 했으나 새 관세가 시행된 일본과 달리 한국은 적용 시점이 확정되지 않아 여전히 25%를 내고 있다.
무뇨스 사장은 이달 1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더 셰드’에서 열린 ‘2025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 데이(투자자의 날)’ 행사 직후 현지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관세 문제가 들이닥치면서 ‘새로운 도전 과제를 기회로 삼자’는 선대 회장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관세 태스크포스(TF)팀을 발족해 최적의 방법을 찾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무뇨스 사장은 “정 창업회장의 가르침처럼 혁신적인 도전 정신과 직원들의 노력에 바탕을 둔 새 아이디어를 적용해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며 “현대차그룹의 모든 요소를 최대한 활용해 고난을 극복할 것이고 정부와도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고 전했다.
무뇨스 사장은 그러면서도 10%포인트 더 적은 관세를 적용받는 일본 자동차와의 미국 시장 경쟁에 대해서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겠다”며 조심스러운 자세를 보였다. 무뇨스 사장은 “유일한 해결책은 더 나은 제품·디자인·기술·가격·품질·인센티브·공급망 등을 통해 경쟁력을 갖추고 포기하지 않는 것”이라며 “일본과 같은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미 양국 정부를 믿고 있다”고 설파했다.
간담회에 동석한 이승조 현대차 재경본부장은 “관세가 4월부터 부과됐고 그사이 재고로 대응했기에 올 한 해 연간으로 실제 충격을 받는 기간은 6~7개월”이라며 “내년에는 12개월이 전부 관세의 영향을 받을 수 있어서 비용·원가 절감으로 최대한 노력하고 있지만 쉽지는 않다”고 토로했다. 또 “올해 우호적이었던 환율이 내년에도 유리하게 작용할지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무뇨스 사장은 GM과 협력해 2030년까지 북미 지역에 중형 픽업트럭을 출시하겠다는 전략에 대해서는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무뇨스 사장은 “현대차는 역내 역량이 탄탄하기에 위험을 감수하는 게 아니라 기회를 포착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글로벌 생산량을 늘리면 한국 공장의 가동률은 떨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에 관해서는 “울산 공장의 생산능력도 20만 대로 올릴 것”이라며 “한국의 생산량을 미국으로 이전하는 게 아니라 글로벌 모든 지역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방향”이라고 반박했다. 이 본부장은 최근 국회를 통과해 내년 3월 시행을 앞둔 일명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을 두고는 “투자자들도 우려를 표시했다”며 “법이 시행되면 준수할 것이고 일단 지켜보면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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