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세종대왕의 법사상을 언급하며 여권의 ‘사법부 때리기’에 간접적인 비판 메시지를 전한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오만한 궤변”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2일 국회 소통관에서 “사법불신의 장본인인 조 대법원장은 민본을 위한 사법개혁을 방해하지 말라”며 이 같이 말했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세종국제콘퍼런스’의 개회사에서 “세종대왕께서는 법을 왕권 강화를 위한 통치 수단이 아니라 백성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그들의 권리를 보장하는 규범적 토대로 삼았다”며 “이 같은 사법 철학은 우리가 지향해야 할 사법의 가치와도 깊이 맞닿아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조 대법원장이 ‘선출권력’을 앞세워 사법부를 압박하는 여권에 대한 불편한 시각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해석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오만한 궤변을 늘어놓았다”며 “스스로 왕이 돼 사법 권력을 휘두르고 ‘방탄 법원’을 자처하며 대선 개입 의혹까지 촉발한 장본인이 바로 조 대법원장”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끝없는 재판 지연과 고무줄 잣대 판결, 제 식구 감싸기로 법의 공정성을 훼손하고 사법 불신을 만들어 낸 조 대법원장이 세종대왕의 ‘민본’과 ‘민심 수렴’을 거론했다니 기가 막힐 따름”이라고 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이 추진하는 사법개혁이야말로 세종이 꿈꿨던 ‘민본 사법’을 구현하려는 것”이라며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주권자의 뜻을 받들어 사법부를 개혁하는 것은 헌법이 부여한 마땅한 책무”라고 강조했다.
이어 “조 대법원장은 세종대왕의 이름을 빌려 국민의 정당한 개혁 요구를 ‘왕권 강화’로 매도한 것에 대해 즉각 사과하라”며 “만약 스스로 개혁하기를 거부하고 국민 위에 군림하는 사법 왕국을 고집한다면 결국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피할 수 없음을 강력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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