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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 계기? 형님 문화 동경해서"…유튜브 타고 퍼지는 '1020 조폭' 실태 살펴보니 [이슈, 풀어주리]

검거된 조폭 10명 중 4명, 1020세대

유튜브·SNS로 확산되는 '조폭 유튜버'

수법은 보이스피싱·투자리딩방 등 사기형


출근길에서도, 퇴근길에서도. 온·오프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다양한 이슈를 풀어드립니다. 사실 전달을 넘어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인 의미도 함께 담아냅니다. 세상의 모든 이슈, 풀어주리! <편집자주>


신남부동파 조직원들의 야유회 모습. 서울청 형사기동대 제공




조직폭력 범죄로 경찰에 검거된 10명 중 4명이 10·2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검거 사례에서도 20대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검거된 32명 중 27명, 84%) 조직폭력의 ‘세대교체’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2020~2024년) 동안 조직폭력 범죄로 검거된 인원은 총 1만5508명이고, 이 중 20대 이하가 6068명(39.1%)을 차지했다. 올해 상반기(2025년) 검거된 20대 이하 조직폭력 범죄 피의자는 825명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의 60%를 넘어섰다.

연령대가 낮아지면서 조직의 모집·선전 방식도 달라졌다. 동영상 플랫폼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한 '조폭 유튜버'가 늘어난 것이다. 경찰은 폭력을 미화하거나 조직 경험담을 내세우는 채널을 별도 관리하고 있는데, 모니터링 대상은 2020년 7명에서 2024년 23명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범행 수법 역시 변화하고 있다. 과거 폭행·갈취 중심의 ‘전통 조폭’에서 보이스피싱·투자리딩방 등 사기형 범죄로 옮겨가고 있다. 실제로 폭력 행사로 검거된 인원은 2020년 1226명에서 2024년 1023명으로 줄었지만, 같은 기간 사행성 범죄로 붙잡힌 인원은 245명에서 756명으로 크게 늘었다.

이 의원은 "인구 감소 시대에 폭력조직에 가담하는 연령층이 어려지고, 증가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10대 조직폭력범들이 성인이 돼서도 전과자가 되지 않도록 교정·교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폭력조직원 모집이 과거와 달리 온라인을 통해 이뤄지고 범죄 유형도 갈수록 지능화하고 있다"며 "수사기관도 다양한 수사기법으로 범죄 대응에 힘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폭 유튜버, 실제로 어떤 처벌 받았을까

대표적인 조직폭력배 출신 유튜버 ‘김강패’(본명 김재왕·33)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향정),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을 피하지 못했다.

서울고법 형사14-2부는 이달 8일 피고인의 주장을 기각하며 “마약류 범죄의 해악과 범행 경위 등을 고려하면 원심 형은 무겁지 않다”고 판시했다.

김강패 유튜브 채널 캡쳐


김 씨는 1심에서 징역 3년, 약물중독 재활교육 40시간, 추징금 6410만 원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누범 기간 중 상당량의 매매·알선이 있었다고 지적했지만, 범행 인정과 수사 기여는 양형에 참작했다.

김 씨는 2018년 이후 상해·폭력단체 활동 등으로 여러 차례 실형을 선고받았으며 2021년 출소 이후 ‘조폭’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워 유튜브·BJ 활동을 이어왔다. 김 씨는 경찰이 관리하는 국내 폭력조직 춘천식구파 조직원으로, 본인이 조폭임을 공개적으로 밝히며 활동했다. 그의 유튜브 채널은 활동이 중지되고 콘텐츠가 대부분 삭제된 현재도 구독자가 24만2000명에 달한다.

김 씨와 함께 마약 거래·투약 혐의로 기소된 BJ 세야(본명 박대세)는 올해 초 징역 3년 6개월과 추징금 1억5316만 원을 선고받았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형님 문화 동경해서"…'신남부동파'는 17세 고등학생까지 가담

해체 20여 년 만에 재건을 시도한 ‘신남부동파’도 경찰에 적발됐다. 지난달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강서구 일대에서 폭력범죄단체 활동을 한 조직원 및 추종 세력 34명을 검거해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 중 부두목 강모 씨 등 9명은 구속됐고, 5명은 지명수배됐다. 베트남에 체류 중인 2명은 여권이 무효화되고 인터폴 적색수배가 내려졌다. 특히 검거된 32명 중 27명(84%)이 20대였으며 17세 고등학생이 가담한 사례도 확인됐다. 그는 ‘의리’와 ‘형님 문화’에 대한 동경을 이유로 들었다.

신남부동파 행동 강령 중 '옥중 처세' 부분. 서울경찰청 제공


조직은 경기 부천 합숙소에서 3개월간 ‘처세 교육’을 실시하며 ‘옥중·서신 예법’과 ‘10대 행동강령’을 주입했다. "보내주신 서한을 두 손 모아 감사히 받았습니다 형님", "환복 좀 하겠습니다 형님", "편히 쉬셨습니까 형님" 등과 같은 인사법을 가르치고 이탈자를 폭행하며 위계질서를 강화했다.

범행 수법은 전형적 갈취형 범행이었다. 보도방 업주에게 매달 최대 150만 원의 보호비를 받아 총 1억 원가량을 갈취하고 한 기업 주총에서 폭행을 청부받아 회의를 방해하는 등이다.

한편 신남부동파는 1980년대 영등포구청 일대에서 활동한 ‘남부동파’가 전신으로, 2003년 두목 검거로 해체됐으나 2007년 당시 막내급이던 강 씨가 조직을 장악한 뒤 최근 5년간 신규 가입자의 절반(16명)을 영입하는 등 세력 회복을 꾀했다.

◇10대 조직폭력의 또 다른 사례, ‘수노아파’

국내 10대 폭력조직으로는 ‘수노아파’도 있다. 이들은 서울 도심의 한 호텔에서 난동을 부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대부분 1심에서 집행유예나 선고유예를 받았다.

2024년 1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는 폭력행위처벌법 위반(단체 등의 구성·활동) 혐의로 기소된 행동대원 24명에 대한 선고 공판을 열었다. 재판부는 단순 가입한 18명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2명에게는 징역 1년의 선고를 유예하고 보호관찰을 명령했다. 또 이들 모두에게 사회봉사 명령도 함께 내렸다.

수노아파 조직원들. 서울중앙지검 제공


당시 법정에는 20대 초반은 물론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피고인까지 등장해 충격을 줬다. 재판부는 한 명 한 명을 호명하며 “고교 졸업식이 언제였나”, “입대는 언제로 미뤘나”, “이제 조직을 탈퇴한 것이 맞나”, “향후에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살며 가족과 지인들에게 실망을 안기는 삶을 살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물으며 사회 복귀를 강조했다.

수노아파는 1980년대 전남 목포에서 결성돼 2000년대 전국으로 세력을 확장했다. 최근에는 30대 이하, 특히 MZ세대 조직원이 다수를 차지하며 ‘차세대 조폭’으로 불리고 있다.

"조폭 계기? 형님 문화 동경해서"…유튜브 타고 퍼지는 '1020 조폭' 실태 살펴보니 [이슈, 풀어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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