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연말까지 수도권 인기 단지들의 분양권이 대거 시장에 풀린다. 분양권 시장은 6·27 대출 규제 여파로 위축된 상태지만, 현금 동원력을 갖춘 매수자는 ‘급매’로 나온 분양권 매물을 내 집 마련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26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분양권 전매 제한 해제가 가장 임박한 수도권 아파트로는 경기 성남 ‘해링턴 스퀘어 신흥역’(1972가구), 경기 과천 ‘프레스티어자이’(1445가구)가 꼽힌다. 두 아파트는 각각 다음 달 2일과 6일 분양권 전매 제한이 풀린다. 분양권은 청약에 당첨돼 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투기과열지구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는 3년, 과밀억제권역(서울·인천·경기 일부)은 1년의 전매제한 기간이 적용된다.
분양권 거래는 분양가에서 수천만~수억 원 높은 웃돈(프리미엄)을 붙여 거래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6·27 대출 규제로 분양권 거래에도 6억 원 대출 제한이 적용되며 프리미엄이 이전보다 낮아지는 사례가 종종 나타나고 있다. 아파트 잔금을 마련하기 힘들어진 수분양자들이 급하게 분양권 처분에 나서는 경우가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7월 전매 제한이 해제된 서울 마포구 공덕동 ‘마포자이힐스테이트 라첼스’의 경우 전용면적 84㎡ 분양권이 9월 19억 2650만 원에 거래됐다. 층과 동에 따라 가격 차이가 크지만 보통 20억 원대로 거래되는 곳이라 현장에서는 ‘급매’로 평가받고 있다.
하반기 전매 제한 해제 단지들의 특징은 청약에서 흥행한 수도권 선호 지역 아파트가 많다는 점이다. 일례로 다음 달 전매 제한이 풀리는 프레스티어자이는 3.3㎡당 분양가가 6275만 원에 달했지만 1순위 청약 경쟁률이 58.7대 1을 기록했다. ‘준강남’이라 불리는 입지적 강점에 과천의 ‘3기 재건축’ 단지 중 속도가 가장 빠르다는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은 12월에 전매 제한 단지들이 몰려 있다. 이달 10일 성동구 ‘라체르보푸르지오써밋’(958가구)의 분양권이 시장에 나온 데 이어 12월 3일 영등포구 ‘e편한세상 당산 리버파크’(550가구), 4일 노원구 ‘서울원 아이파크’(1856가구), 13일 강서구 ‘힐스테이트 등촌역’(543가구), 17일 성북구 ‘창경궁 롯데캐슬 시그니처’(1223가구)의 분양권 전매 제한이 풀릴 예정이다.
경기도는 광명 '광명 유승한내들 라포레'(444가구, 해제 11월 19일), 안양 '아크로 베스티뉴'(1011가구, 11월 27일), 안양 '평촌자이 퍼스니티'(2737가구, 12월 4일) 분양권에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
다만 대출 규제와 세금 부담으로 시장에 나오는 분양권 매물 자체가 적다는 점은 변수다. 라체르보푸르지오써밋 인근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매도자 양도세율이 66%로 부담이 크다 보니 전매 제한이 풀리더라도 매물이 많지는 않다”며 “관심 단지를 계속 지켜보면서 주변의 기축 아파트도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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