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에 좌절한 청년층 중심으로 온라인 상에서 ‘탕핑’(躺平·가만히 누워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으로 대표되는 자조적 콘텐츠가 확산하자 중국 정부가 대대적인 단속에 돌입했다.
22일(현지 시간) 중국 사이버공간관리국(CAC)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플랫폼의 실시간 인기 주제, 콘텐츠 추천, 댓글란 등에 대한 전면 점검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CAC는 음모론을 퍼뜨리거나 집단 간 갈등을 조장하는 내용뿐 아니라 ‘노력해봤자 소용없다’와 같은 비관주의적 게시물, 인기 밈을 활용해 본인을 자조하는 콘텐츠까지 단속 대상으로 규정했다.
이번 조치는 유명 배우 위멍룽(37)이 지난 11일 추락사한 사건을 둘러싸고 각종 루머가 급속히 퍼진 직후 나왔다. 경찰은 범죄 혐의점이 없다고 결론 내렸지만, SNS를 중심으로 ‘사망 전 함께 술을 마신 이들이 연루됐다’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번지면서 파장이 확산됐다. 경찰은 관련 유언비어를 퍼뜨린 혐의로 3명을 형사조치했다고 전날 발표한 바 있다.
중국 당국은 이달에만 샤오홍슈, 웨이보, 콰이쇼우 등 주요 SNS 플랫폼에 대해 ‘온라인 생태계 훼손’을 이유로 시정 조치를 지시했다. 경기 침체로 취업난과 생활고에 직면한 MZ세대를 중심으로 ‘출근한 척하기’ ‘10위안(약 1900원)으로 하루 버티기’ 등 자조적인 콘텐츠가 유행하자 이에 대한 단속에 나선 것이다. 특히 20기 4중전회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만큼 사회적 불안 요소를 최대한 제거하려는 조치로 읽힌다.
AFP통신은 당국의 이번 단속이 "탕핑·바이란(擺爛·썩게 내버려 두다) 등 문화를 지칭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싱가포르 중국어 매체 연합조보도 CAC의 이번 단속 내용을 전하면서 최근 여러 '탕핑' 블로거들의 계정이 차단당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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